지난1997년 외환위기가 불어닥치차 ‘르까프’로 유명한 화승그룹은 부도를 맞았다. 회사는 금융, 레저, 제지 등 비주류 업종을 정리하는 등 11개 계열사를 8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고영립 회장은 ‘되겠다’고 생각한 사업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전통사업만으로도 세계시장 재패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고 회장은 부도 당시 4개에 불과하던 해외지사를 14개까지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부도전에 비해 4.3배 늘어난 2조 7천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상공의 날 금탑산업훈장으로 주인공이 된 고 회장의 그룹에 대한 애착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고 회장은 회사를 위해 개인의 사재를 전액 출연하는가 하면, 새벽 6시 출근해 자정이 돼서야 귀가해 주변에서는 ‘올빼미’로 불려져왔다. 특히 2005년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던 피부암과 위암 선고에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새벽 출근을 강행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금탑산업훈장도 해외시장 개척에 힘쓴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돌아갔다. 14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현대차가 세계5위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7%를 돌파하고, 세계 자동차메이커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를 증대(전년대비 +9%)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내업체 최초로 개발한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 사업도 주도해 올 G20정상회의에서 VIP의전용으로 활용되는 에쿠스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주관한 ‘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과 김용환 현대자동차(주)부회장이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 최종태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백남홍 하광(하남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 국·내외 상공인 1천여명이 참석해 238명의 포상자들을 축하했다.

이어 은탑산업훈장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제도 전면시행에 대비하여 기준해설서를 국내 최초로 발간하고 국내 수출기업에게 FTA전문 자문서비스를 개발하여 기업에 제공한 윤영각 삼정 KPMG그룹 회장과, 창사 이래 50년간 무분규·무파업 사업장을 운영하고 프랑스의 라파즈그룹과 합작을 통해 생산노하우 등을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노영인 동양시멘트㈜ 부회장이 수상했다.

선진국 대기업들이 주도하던 미래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에 뛰어들어 풍력발전기 핵심부품을 국내 기간산업에 공급한 마평수 ㈜현대단조 대표이사는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또 세계 최초로 6mm 초슬림형 LED TV용 구동회로를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고 세계시장에 수출을 확대하여 국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있는 김상옥 ㈜유양디앤유 대표이사에게도 같은 상이 돌아갔다.

철탑산업훈장은 소외계층에 도시가스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하고 수익성이 낮은 낙후된 취약지역에 도시가스를 보급·확대한 강상원 ㈜충남도시가스 대표이사, 해외 3사가 장악하고 있던 편광필름시장에서 제품국산화에 성공하여 수입대체에 공이 큰 동현수 ㈜에이스디지텍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석탑산업훈장은 반도체, PDP라인 등 첨단산업설비를 제작하여 우리나라 IT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한 이규석 ㈜거흥산업 대표이사와 제철소 굴뚝·도로 및 원료야적시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개선활동을 실시하여 미세먼지 농도 및 해당지역 대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나눔의 토요일’ 봉사활동 등을 추진하여 나눔경영을 실천한 장성환 ㈜포스코 상무가 수상했다.

이 밖에 국내 대표적인 활성탄소 제조업체인 백석화학공업사 김선환 대표 등 6명이 산업포장을, 서남권 최대의 냉동냉장 능력을 가진 수산물 유통업체인 삼진물산㈜ 신종관 대표이사 등 15명이 대통령 표창을, 박종길 ㈜케미그라스 대표이사 등 15명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모두 236명이 포상을 받았다. <국무총리표창이상 정부포상 46명,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136명, 경제단체장 표창 54명>이다.

이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기념사에서 “지난해 우리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세계 9위의 수출강국이 되었고 4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우리가 이러한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경영일선과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땀 흘린 상공인과 근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손 회장은 새로운 10년을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첫해로 삼기 위해 “기업은 신규 사업의 발굴과 적극적인 기술개발 그리고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면서 “노사문화도 지금까지의 갈등과 투쟁 위주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적인 모습으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유용하고 효율적인 정책대응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더욱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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