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국가들이 자국의 유해물질 관리수단으로 화학물질관리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회장 사공 일) 국제무역연구원은‘중국 신화학물질 환경관리제도 주요내용 및 대응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EU REACH*제도 시행 이후 중국·일본 등 주요 수출대상국에서도 자국 화학물질관리 제도를 REACH와 유사한 형태로 개정·강화하는 상황이라며 수출제품의 화학성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s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는 EU내에서 연간 1톤 이상 제조 또는 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해 유럽화학물질청(ECHA)에 등록하도록 하는 EU의 ‘新 화학물질관리제도’로 연간 100톤 이상의 물질과 위해성이 높은 물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평가를 하게 되며, 특정물질은 신고·허가·제한 대상이 됨.

중국의 경우 지난 1월 19일 국무원에서 공식 채택된 ‘신화학물질 환경관리제도’가 올해 10월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까지 과학연구목적으로 중국에 수출한 화학물질의 경우, 신고면제물질이었으나 10월 이후부터는 연구개발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외국기업이 직접 모든 신규화학물질의 신고를 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중국내 법인만이 가능하도록 변경됨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법정대리인 선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시험자료는 기본적으로 중국내 시험기관에서 생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에 따라 기업들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예상된다. 현재 중국으로 화학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수는 제조업 1,297개사를 포함하여 총 1,775개사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의 對중국 화학제품 수출은 2009년 기준 168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화학제품 총수출액 398억 달러의 42%에 달하며, 화학물질 자체는 물론 전자제품, 자동차 등 완제품에 포함된 신규화학물질도 적용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이 제도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009년 우리나라의 주요국 화학제품 수출비중>

그러나 신규화학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등록이 발생하는 건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의 對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내년 1월부터는 대만에서도 화학규제 강화될 예정이다. 1993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 31까지 대만에서 제조 또는 대만으로 수출하는 물질에 대한 기존 화학물질 등재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신규화학물질로 분류되어 유해성 및 위해성 평가보고서를 추가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수출기업들의 신속한 대응이 요청된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신청기한은 올해 말까지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장현숙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주요 수출대상국의 환경규제 강화는 자명한 일이므로 무역거래시 관련 규제 미준수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원가상승에 따른 철저한 사전 리스크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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