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금연정책에 가장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국회가 담배중독에 빠져 최고의 입법기관이라는 체통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흡연장면들을 볼때마다 금연에 관한 조사,연구 및 운동 하는 단체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중독에 지위고하가 없음에 흡연자의 처지나 항변을 이해 못하는바 아니지만 우리 국회는 담배에 대한 관대함이 지나치게 고착화 돼있고, 소수라 할지라도 흡연하는 일부 의원들의 의식변화가 너무 느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컨데 흡연이 치료를 요할만큼 고질적인 질병이기에 앞서, 변화에 인색하고 불편을 참아내는 인내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특히 타인의 혐연권리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않는 국회의원의 권위의식이 강해서일거다.

솔직히 주인 의식이 이렇다보니 국회를 출입하는 수많은 관계자들 역시 국회의사당이 절대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각자 편이적 해석에 의해 각층 계단등에서 자유롭게 흡연을 하는 모습이 종종 방송을 통해 공개돼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는 지금 이시간에도 끊임없이 개발되는 담배회사의 판매 전략은 교활하고도 무시무시하다.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지만 최근의 예로 필립모리스는 무연담배 출시를 앞두고 있고, BAT는 작년 10월 마케팅 전문가인 신임사장의 공격적인 판매전략으로 국내담배시장에 20%의 점유율을 눈 앞에 두고있다.

소리만 요란할뿐 정부의 담배억제 정책이 겉도는 사이, 몇 년째 담배 판매량(년간900~950억개비)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런 실정을 묵과한체 성인 흡연율이 폭락했다고 치적 쌓기에 여념없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독극물 사용을 막아야 할 국회마져 반대로 법을 어겨가면서 제도정착에 역행하고 있다면 혈세만 낭비할뿐 금연선진국 진입은 요원하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담배소비를 억제할 수 있는 담배갑에 피해사진을 개재하는 법안 등 담뱃갑에 `저타르', `마일드' 등의 문구를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입법으로 제출돼 있지만 무관심속에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특히 편의점 내부에 청소년 흡연을 조장하는 담배진열 및 무분별한 담배광고를 금지시키는 법안 등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으니 엄연한 직무유기이다.

한국금연연구소 최창목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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