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합해도 164명 '포화'..교사 1명당 취원 대상 아동 170명

유치원에 다니는 연령대의 어린이 수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국·공립 유치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1명당 맡아야 할 아동의 수도 현재 유치원에서 받는 어린이 수의 두 배에 달해 불균형이 심각한 실정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민주당) 의원이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시·도별 국·공립 유치원 현황 및 취원(대상) 이동 현황' 자료를 30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취원 대상 아동 수는 140만8천498명인데 비해 국·공립 유치원은 4천577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국·공립 유치원 1곳당 취원 대상 아동 수는 308명에 달하지만, 현재 국·공립 유치원 1곳에서는 평균 31명만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천458명, 부산이 1천123명으로 상황이 가장 심각했고, 인천(541명), 대전(510명)도 국·공립 유치원 1곳당 취원 대상 아동 수가 500명을 넘었다.

사립 유치원(4천101개)을 합하면 유치원 1곳당 취원 대상 아동 수는 162명으로 줄지만, 현재 전체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이 유치원당 평균 76명에 불과한 점을 미뤄볼 때 여전히 제대로 아이들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인 상태다.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 수 역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 1인당 취원 대상 아동 수는 평균 128명으로, 현재 교사 1명이 맡은 평균 13명의 10배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취원 대상 아동을 다 받는다면 교사 1명이 무려 322명을 가르쳐야 했다. 부산(314명), 대구(214명), 인천(181명), 대전(178명), 울산(193명), 광주(141명), 경기(150명) 지역도 ‘교사 가뭄’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영유아 보육 및 유아교육사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학부모 400명에게 물은 자녀가 다니기 희망하는 시설을 물은 결과 국·공립 유치원이라는 응답이 74.3%(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취원 연령대 아동 수에 비해 국공립 수용 여력이 달리다 보니 서울, 부산 등 일부 지역의 유치원은 입학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01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공립 유치원·보육시설의 수용률은 84.2%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21.6%에 그쳤다”며 “정부는 일회성 출산장려금 지원으로 출산을 독려할 것이 아니라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등 육아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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