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4) 축구 대표팀 감독의 중재로 추진된 기성용(24·선덜랜드)과 최강희(54·전북 현대)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면담 자리가 끝내 불발됐다.

이에 따라 기성용은 7일 입국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 전 감독을 비난하고 대표팀의 파벌을 조장한 행동에 대해 공개 사과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 지난 5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경기에서 마이클 캐릭(32·맨유)과 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기성용(24·선덜랜드).     © 연합뉴스 제공

홍 감독은 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와 오늘에 걸쳐 최 감독님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며 "최 감독께서 굳이 자신이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지난 일들이 다시 거론되는 게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기성용이 입국하는 자리에서 직접 언론을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용도 논란을 끝내고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팬과 최 감독에게 보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SNS 파문이 불거지자 기성용은 영국에서 에이전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었다는 팬들의 눈총을 받았고, 선수 자신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브라질(12일) 및 말리(15일) 평가전에 기성용을 발탁하면서 기성용이 직접 최 감독을 찾아가서 직접 용서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다. 언론을 통한 간접 사과보다 직접 얼굴을 보면서 용서를 구하는 게 이번 사태 수습의 올바른 마무리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최 감독은 홍 감독과의 통화에서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들춰내는 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 할 게 아니라 상처받은 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최 감독님이 나의 뜻을 이해를 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기성용과 관련된 논란이 더 계속되는 것은 대표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빨리 원만하게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중재자 역할을 맡은 것"이라며 "절대로 기성용에게 사과를 강요하는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국 출장 중에 기성용이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봐서 내가 나서게 된 것"이라며 "갈등만 부추기지 봉합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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