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쓰러진 채 발견 '말기암' 상태…지난 7월 무연고 변사 처리

방송에 출연하면서 '맥도날드 할머니'로 유명해진 권하자(73)씨가 지난 7월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중구청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7월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새희망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직접 사인은 심폐정지였지만, 권 할머니는 입원 전 이미 말기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서류상으로 오빠가 한 명 있어 권 할머니 사망 사실을 통보했지만 오빠마저 2010년 거주 불명자로 등록돼 서류가 반송됐다"며 "무연고 변사자라 벽제에서 절차에 따라 화장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견된 무연고 변사자는 화장 후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서울시립 용미리 추모의 집에 안치된다.

권 할머니는 올해 5월 29일 오후 서울역 노숙인시설 앞에 쓰러져 있다가 발견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다. 발견 당시 이미 암세포가 복막에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권 할머니는 서울 정동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매일 밤을 보내 '맥도날드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었고 2010년 12월 지상파 방송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당시 방송 내용에 따르면 권 할머니는 한국외국어대 59학번으로,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외무부에서 근무했다. 대학 때는 '메이퀸'으로 뽑히기도 했으나 결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할머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많은 누리꾼이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극우 성향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지난해 11월 한 회원이 '묵은지 냄새'라는 표현을 써가며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권 할머니 옆모습을 찍어 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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