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4사의 국제선 진출이 러시를 이루며 국내선에 이어 또 한번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은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국제선 취항이라는 ‘무지개’를 잡고 날아보기도 전에 추락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사(史)는 제주항공이 2008년 7월13일 제주~히로시마 노선에서 부정기편(전세기)을 띄운 데서 시작됐다.

그리고 명실공히 국제선 정기노선으로서의 첫 운항은 제주항공이 인천~오사카(주7회), 인천~키타큐슈(주3회) 등 2개 노선을 취항한 2009년 3월20일이다.

지난 3월20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이 꼭 1년이 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운임의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운임과 즐거운 서비스를 표방하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국내선과 더불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늘리는 등 항공 및 여행시장에 일대 변혁을 이끈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1년 동안 인천기점 오사카와 키타큐슈 2개 노선에 총 1,156편을 운항하며 13만6,000여명의 승객을 수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 일본노선에서 일본인 승객 비중은 취항 초 약 3개월간 10%를 밑돌았으나 취항 1주년을 맞은 현재는 24%까지 늘었으며, 연간 3만3,000여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항공료를 포함한 교통비가 비싼 일본에서 근거리 국제선 저비용항공사의 취항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하려는 일본인 여행객의 요구에 부합하며 그 수요가 점차 늘고 있고, 제주항공은 현지에서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그 비중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의 첫 국제선 정기편 운항이라는 사명감도 작용해 내부적으로 ‘소비자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원칙을 세우고 단 한 차례의 결항도 없이 한국과 일본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로써 1년 동안 운항률 100%, 정시율 96.8%이라는 신생항공사로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구어 냈다.

그러나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취항 초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확산과 경기 침체로 인한 탑승률 저하와 함께 대형항공사의 시장진입 방해 등 복합적 요인으로 30~40%대의 낮은 탑승률로 고전하기도 했다.

합리적 운임과 김포~오사카 노선 연계 편리한 스케줄

외부 악재에 따른 고전 속에서도 주7회 매일 운항하는 스케줄을 고수한 오사카 노선은 여름 휴가철을 기점으로 수요가 회복되며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항공권 가격을 경쟁사 대비 최고 50%까지 낮춰 왕복항공료를 10만원대부터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취항 초 3개월간 5%대였던 M/S(수송분담률)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1%까지 올랐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취항한 김포~오사카 노선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가 나면서 오전 9시30분 인천에서 출국하고 오후 6시20분 김포로 귀국하는 새로운 여행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키타큐슈! 규슈여행의 새 관문으로 주목

키타큐슈는 우리나라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남단의 규슈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제주항공이 주 3회 정기운항하는 단독노선이다.

지방공항을 활용한 신규노선 개발로 독자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여름 휴가철에도 60% 수준의 저조한 탑승률로 고전했다.

그러나 키타큐슈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말까지 평균 85%대의 높은 탑승률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큐슈여행의 새로운 관문으로 주목 받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은 최고의 가치

제주항공은 합리적인 운임과 차별화된 기내서비스 외에도 ‘고객과의 약속’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취항 1주년을 맞은 인천기점 오사카와 키타큐슈 이외에 인천~방콕과 김포~오사카 노선을 포함해 지난해 3월20일부터 지난 2월28일까지 운항한 1,400여편의 국제선 가운데 단 한차례도 정비나 기상을 이유로 결항하지 않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취항 후 지난 1년간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긍정적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그 인식이 시장에 뿌리를 내린 만큼 순항을 자신한다”면서 “제주항공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노선을 개발해 우리나라 항공시장의 변혁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제 우리나라 모든 저비용항공사들이 정기노선 또는 전세기 형태로 국제선 운항을 시작해 국내선에 이은 또 한 번의 시장 판도 변화가 머지 않았다”며 “취항노선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편의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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