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원 인상에 택시승객 줄고, 승차거부 늘고? 사납금에 한숨만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 시행이 가져온 불행! 승객-택시기사 모두 '불만'
 
            ▲ 11일 서울의 한 택시업체에서 기본요금인상 안내판을 부착하고 있다.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에따른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택시를 운행하는 택시기사들은 “택시도 다른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익창출이 우선이지만 이익 보장도 못 하는 요금인상으로 무슨 서비스 혁신이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04시를 기해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2400원에서 600원오른 3000원으로 인상했다.

서울시의 주장에 따르면‘택시기사들의 처우도 개선되고 시민들이 누리는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의도와는 달리 시민도 택시업계도 택시요금의 인상이 누구를 위하고‘무엇을 위한 요금인상인지 모르겠다’며 하나같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요금이“600원 올랐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승객들은 눈에 띄게 줄었고, 회사에 낼 사납금만 올랐다”며 “처우 개선은커녕 기사들 누구라도 앞으로 더 힘들어지기만 할 것”이라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승차거부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승차거부의 심각성은 서울시나 시민보다 택시기사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들이 승차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단 하나의 이유는 이익창출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요금인상으로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기사들 모두에게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법인택시기사들의 사납금은 오르기전 10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됐다. 법인택시 1일 기준금(사납금)은 결국 잔꾀로 남을 농락하는‘조삼모사(朝三暮四)’다.

법인택시기사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한 달에 26일을 일한다. 이들이 매일 회사에 내야 할 사납금은 기존에서 2만5000원 올랐다. 이들이 한 달 동안 내는 사납금은 총 65만원이 더 늘어난 셈이다. 사측이 월급을 27만원 올려주면서 한 달 사납금으로 65만원 더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박봉에 시달리는 법인택시 기사들은 뭘 먹고 살라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한편 서울시는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통해 택시 서비스가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며 “법인택시 1일 기준금을 인상하는 대신 이 중 85%를 운수종사자 처우개선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말한 운수종사자 처우개선 비용은 [유류비 추가 지원분(9000원)] [월급여 인상액(1만259원)] [부가세 환급금 증가액(1272원)]등이 포함된 총 2만1000원이다.

서울시가 종사자의 처우개선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에서는 룰을“지키면 당장 손해 보는것이 뻔한데 규정이라는 테두리 안에 기사들을 가두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며 특히 “600원 때문에 손님한테 치이고 사납금 올리는 회사에 치이고 택시기사들만 죽어난다”고 불만만 커지고 있다.

택시기사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 역시 고객들의 불만에서 나온다. "서비스개선은 미미하고 요금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웬만해선 택시 안 타"

실례로 잦은 회식으로 밤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은 직장인 윤성원 씨(25)는 일주일에 세네 번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 요금 인상 이후로 윤성원 씨는 택시비의 부담으로 인상 이후에는 한 번도 택시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성원 씨는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인상된 요금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잦은 회식자리가 있다고 해도 신경을 써서대중교통이 끊기기 전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겠다”고 말했다.

인상된 택시요금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은 자정부터 오전 5시 사이에 운행되는 ‘심야버스’의 노선을 확대하고 배차간격도 줄여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은 더욱이 불안하다. 범죄의 사전예방차원에서 “서울시가 택시 내외부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하긴 했지만, 늦은 시각에 여자 혼자 택시를 타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하다”며 “집근처까지 가는 심야버스 노선이 생기면 좋겠다”고 희망을 이야기 했다.

심야버스도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한 직장인은 “지옥철보다 더 한 지옥을 느꼈다”며 심야버스의 이용담을 전했다.

배차간격 40분 동안 심야버스를 타기 위한 사람들이 매 정류장마다 늘어 기사가 승객을 꾹꾹 눌러 태우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했다는 것이 시민들의 이용 후기다.

심야버스와 관련해 시민들의 민원을 접수받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민에 속하는 택시기사들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심야버스의 “노선을 늘리거나 배차간격을 줄이는 등 심야버스를 확대 운영하는 문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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