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상담학회 초청으로 2012년 11월 7일  한국을  방문한 부부상담과 치료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미국의 하빌 헨드릭스(Harville Hendrix)박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하는 능력’만 있고 ‘듣는 능력’은 전혀 훈련되지 않은 부부가 많다”면서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는데 서로 마음의 문을 열 열쇠가 없다면 결혼생활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혼율이 50%에 이르는 미국에서 ‘이마고(IMAGO·이미지의 라틴어)’라는 대화법을 개발해 이혼 위기 부부를 획기적으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심리학자이자,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17차례나 출연한 헨드릭스 박사는 “상대방의 상처를 이해하는 대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라면서 막연히 ‘남들도 다 이렇게 살 것’이란 생각에 갈등을 방치하면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상처를 주고 받습니다.”고 말하였습니다.
  
헨드릭스 박사는 최근 이혼율이 급증하는 한국에 대해 “미국이 30∼40년 전 겪었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며 “부부간 문제를 드러내놓고 대화하기보다 개인사로 치부해 속으로 삭이는 문화가 갈등을 더 악화시킨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관계의 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남편이 뒤늦게 관계 회복을 시도해도 허사인 경우가 많은 경우를 보았다”고 말하면서 “부부 갈등의 90%는 어렸을 때 가정환경이나 부모로부터 받았던 상처와 긴밀히 연관돼 있고 남편과 아내에겐 각자 상처받았을 때의 ‘내면 아이’가 잠재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결핍을 메워줄 것 같은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저 사람이라면 내 상처를 어루만져 줄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결혼하는데 그 꿈이 깨지면 ‘서운함→실망→분노’의 과정을 밟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늘 아내는 서운하고 남편은 억울한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틀렸다’가 아닌 ‘다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실천이 안 되는 이유는 ”왜 그 차이가 생기는지 근원을 모르기 때문이며 그동안 꺼내놓지 않았던 내면의 상처를 알게 되면 배우자가 왜 그렇게 나와 다른지 알게 되고 그래야 대화가 시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헨드릭스 박사는 “제대로 된 대화법을 익히지 못하고 이혼하면 재혼한 후에도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면서 “‘이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에 파묻히지 말고 스스로 갈등 관리 방법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마고 대화법은 부부관계, 더 나아가 가족, 자녀관계, 인간관계의 치료를 위해서 하빌 헨드릭스 박사(HARVILLE HENDRIX, PH.D)와 헬렌 헌트 박사(HELEN L. HUNT, PH.D) 부부가 개발한 것으로서 탁월한 임상효과를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최상의 부부치료 프로그램으로 서로의 상처를 공유해 부정적인 대화를 없애는 방법입니다. 이 대화법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우선 부부가 무릎을 대고 마주 앉은 뒤 어느 한쪽에 발언권이 기울지 않도록 동등하게 번갈아가며 이야기합니다. 서로를 비난하거나 탓하는 말은 금물이며,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는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대화는 3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눈,마음을 기울이는 경청(傾聽)을 통한 배우자의 마음을 파악하기(Mirroring), 2단계는 배우자와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여 배우자의 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기(Validation), 3단계는 배우자의 마음에 대한 인정·존중을 넘어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받아 들이기로써 그동안 상대방 때문에 쌓이고 곪았던 감정이 치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헨드릭스 박사는 “Happy Wife, Happy Life(아내가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는 아내의 행복은 남편뿐만 아니라 자녀의 인생도 좌우한다는것입니다. 즉 불행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는 범죄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부부관계를 잘 관리하여 행복한 아이로 성장시키면 각종 범죄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길이라는 것인데, 이는 자녀들이 부모들의 부부관계를 십중팔구 그대로 보고 배우면서 성장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래의 이야기는 타인을 탓하기 전에 자신부터 HYO(Humanity between/of Young and Old)와 人道정신을 가지고 타인을 배려하고 경청(傾聽)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행복한 인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부인이 수심에 가득 찬 얼굴로 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저는 더 이상 남편과 같이 살기 힘들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너무   신경질적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아요.’
   
그 말을 들은 의사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병원 옆으로 조금 가시다 보면 작은 우물이 하나 있답니다. 그곳은 신비의 샘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 우물물을 통에 담아 집으로 들고 가십시오. 그리고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시면 그 물을 얼른 한 모금 드십시오. 절대 삼키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실행한다면 아마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겁니다.’
   
부인은 의사의 말대로 우물에서 물을 얻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날 밤늦게 귀가한 남편은 평소처럼 아내에게 불평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부인도 맞받아쳐 싸워 댔을 테지만 그 날은 의사가 가르쳐준대로 신비의 물을 입안 가득히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물이 새지 않도록 입술을 꼭 깨물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자 남편의 잔소리는 잠잠해 졌습니다.

그 날은 더 이상 다툼이 되지 않아 무사히 하루가 지나 갔습니다.남편이 화를 낼 때면 부인은 어김없이 그 신비의 물을 입에 머금었고 그것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남편의 행동은 눈에 띄게 변해 갔습니다. 먼저 신경질이 줄어들었고 아내에 대해 막 대하던 행동도 눈에 띄게 변해 갔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변한 태도에 너무도 기뻐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러 갔습니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그 신비한 샘이 너무도 효능이 좋더군요. 우리 남편이 싹 달라 졌다니까요....’
    
의사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남편에게 기적을 일으킨 것은 그 물이 아닙니다. 당신의 경청(傾聽)때문 입니다. 남편을 부드럽게 만든 것은 당신의 경청(傾聽)과 침묵(沈黙)를 통한 상대방에 대한 이해(理解) 때문입니다.’ “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존중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경청(傾聽)의 자세일 것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으로 경청(傾聽)를 통한 상대방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경청(傾聽)이라는 한자어에 대해서 분석해보면, 기울어질 경(傾)에 들을 청(聽)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傾)이라는 글자가 ‘공경한다’라는 의미를 지닌 경(敬)자도 아니고 ‘경사 났네’의 의미를 지닌 경(慶)자도 아닌 기울어질 경(傾)자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청(聽)이라는 한자어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왕(王), 귀(耳), 더하기(+), 눈(目), 일심(一心)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하고 있는 상대방을 왕으로 생각하며 귀를 기울이며 들어야 하고, 거기에 더하여 눈과 마음을 집중하여 상대방의 말을 들으라는 의미의 한자어입니다.
  
세계적인 동기부여가이자 인간경영과 자기개발강사로서 ‘카네기 리더십’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 1888-1955)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80%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논어에서 공자(孔子)는,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이야기 하도록 하고, 자신의 말은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말을 필요한 만큼만 해야 하며, 상대방의 상황을 배려하여 그에 맞게 이야기 하라.”며 말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여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청(傾聽)이 얼마나 중요한 가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갈등과 다툼의 가장 큰 원인은 경청(傾聽)하지 않는 우리들의 자세가 문제인 것입니다. 경청(傾聽)이란, 눈과 귀로도 듣고 머리로도 듣고 가슴으로도 들을 수 있어야 올바른 경청(傾聽)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눈,귀,머리,가슴으로 들으면 그 말 속에 문제가 있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까지도 찾아 낼 수 있는 실마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자신의 말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렇습니다.
  
경청(傾聽)은 머리로만 이해하고 암기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반복함으로써 얻어 지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성공의 지름길인 것입니다. 또한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있는데 ‘눈,귀,머리,가슴을 기울여 경청(傾聽)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상대방에게 기울여서 들으라는 말인데 무엇을 기울여야 되는가 하면, 눈을 기울여야 하고, 귀를 기울여야 하며, 머리와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의 말에 기울이며 듣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속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HYO(Humanity between/of Young and Old)와 人道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 가지만 행복을 위해 가장 소중한건 무엇일까요? 건강도 좋아야 겠고... 돈도 있어야 겠고.... 명예도 있어야 겠고......지위도 있어야 겠고....사람마다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중한건 부부끼리 서로 아끼며, 이해하며, 사랑하며 가정이 화목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행복이 아닐까요? 공자가 말씀하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서도 핵심은 수신(修身)입니다.

즉 남편은 남편으로서의 몸가짐를 바르게하고, 아내는 아내로서의 몸가짐를 바르게 하고 자식은 자식으로서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제가(齊家) 즉 화목한 가정이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의 각 가정마다 수신(修身)으로 제가(齊家)를 이루게되면 나아가 치국(治國)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상대방의 그릇됨을 지적하며 싸울게 아니라 각자 스스로의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데 힘을 쓴다면 평천하(平天下)는 저절로 이루어 진다는 것입니다.

즉 세상의 평천하(平天下)가 다른데 있는것이 아니라 내 한몸을 바르게 하는데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도가와 유가의 무위자연(無爲自然)사상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만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작위하지 않고 그 스스로 완성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즉 백성 한사람 한사람이 제 스스로의 몸가짐을 바르게 할 때 그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나아가 세상이 편안해진다는 것이니 이것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뜻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서 수신(修身)이 가장 앞에 있는 것은 각 의미의 크고 작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제가치국평천하(齊家治國平天下)의 근본이 내 한몸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써 자신의 한 몸부터 가정에서 경청(傾聽)을 실천함으로써 오는 가정의 행복이 최고의 수신(修身)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한 부부관계와 자녀관계에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상대방에 대한 경청없이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고만 애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청(傾聽)은 서로간에 갈등을 극복하는 비결일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있어서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최고의 지혜이자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경청(傾聽)은 부부의 행복과 자녀교육에 최선의 방법이며, 이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HYO(Humanity between/of Young and Old)와 人道정신을 가질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효와 행복연구소장 / 교육학박사 고영기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