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패트리엇 미사일 대량 구매 의사 밝혀

정부,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본격화 관련 이미지

정부가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교·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국에 패트리엇 대(對) 전술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군수 물자의 해외 판매를 총괄하는 미국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DSCA는 최근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패트리엇 대전술 미사일(ATM) 112기와 관련 장비 및 부품, 훈련, 군수지원을 구매할 수 있는지를 타진해왔다"고 설명했다.

DSCA는 거래가 성사되면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무기와 지원 시스템의 총 판매액은 4억400만 달러(4천290억 원) 상당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FMS는 미국 정부가 품질 보증한 방산 업체의 무기나 군사 장비를 외국에 수출할 때 적용하는 정부 간 직거래 계약 제도로, 군수 업체를 대신해 물자를 넘겨주면 해당 국가가 나중에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술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수출 때 철저하게 미국 의회의 승인과 통제를 받아야 한다.

DSCA는 보고서에서 계약이 이뤄지면 이들 ATM 미사일은 제조 회사인 레이시온과 한국 정부 간 직접상업판매(DCS) 방식을 통해 유도 개량형 전술 미사일(GEM-T)로 업그레이드된다고 소개했다.

우리의 주력 요격 미사일 방어망인 PAC-2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개발된 GEM-T 모델은 레이더의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탄도 미사일,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등을 격추한다.

PAC-2 미사일은 목표물 근처에서 폭발해 파편을 분산시켜 타깃을 떨어뜨리는 방식이고 PAC-3 미사일은 목표물을 직접 맞혀 파괴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미국 측에 이 무기의 구매 의사를 밝힌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고 독자적인 KAMD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미국 MD망 참여 논란과 관련해 "KAMD와 미국 MD 체계는 차이가 있다.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연동할 것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도록 하겠다"며 "정보를 교환하거나 조기 감시 및 지휘 체계를 연동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도 지난 7월 국회에 보고한 '2014~2018년 국방 중기 계획'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이를 탐지해 원점을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과 미사일이 킬 체인을 피해 날아올 때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하는 KAMD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 KAMD의 핵심 수단으로 현재 운용 중인 미사일 요격 체계인 PAC-2형 미사일 수백발을 추가 구매해 내년부터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DSCA도 보고서에서 "이번 판매가 성사되면 이 업그레이드된 GEM-T 미사일이 탄도 미사일과 항공기, 순항 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의 방어 능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방어력 증강은 물론 미군과의 상호 운용성 증대라는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DSCA는 또 "한국이 기존 (요격 미사일) 재고에 이들 추가되는 미사일을 유지·운용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의 방어 태세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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