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열 배 이상 증가..반한 감정 우려

한국 남성(Korean)과 필리핀 현지 여성(Filipino)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코피노(Kopino)라고 부른다. 필리핀에 여행이나 유학을 목적으로 온 한국 남성들이 현지 여성과 결혼을 약속하며 사랑을 나누지만 아이들은 아빠의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지난 29일 MBC 뉴스는 코피노에 대한 특집기획을 다루며 필리핀 현지에 2만여명의 버림받은 아이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 MBC 뉴스에 소개된 필리핀 현지 여성 베르딘의 인터뷰 장면.     © MBC 뉴스 캡쳐

이 보도에 의하면 한국인 남성들은 사업이나 여행을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현지 여성을 임신시킨 채 귀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한국인 남성의 숫자는 최근 10년 새 열 배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코피노는 왜 양산되는 것일까?

미국이나 다른 외국으로 영어 연수를 가게되면 체류·유학비용이 높아 그 대안으로 점쳐진 곳이 필리핀이다. 한 해에도 수만명의 한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은 필리핀으로 영어 연수를 떠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가가 낮은 필리핀에서 한국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쥐고 있어 견물생심(見物生心)격으로 술과 여자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현지 관계자는 한국 남성들이 성매수를 하거나 애인을 사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필리핀 국민의 대부분이 피임과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코피노가 많아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단기 어학 연수생들도 영어를 빨리 배우겠다며 필리핀 여성과 동거하다 자식을 낳으면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겨진 여성들은 한국으로 돌아간 남편이나 애인이 와주길 바라며 아이를 안고 눈물로 밤을 지샌다.

교민 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 남성들에 의해 피해를 보는 필리핀 여성들이 많아지자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에서 갖는 비뚤어진 성문화와 무책임한 행동을 규제할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필리핀의 반한 감정을 우려했다.

멀리 타지에 버려진 또 다른 우리의 아이들은 오늘도 돌아오지 않을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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