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불황으로 증권사와 건설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에 나선 데다 튼실했던 일부 중견기업들마저 자금난에 무너지면서30대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30대 실업자들은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라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과 새로운 기회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과거의 은퇴 준비는 주로 노후를 위한 금전적 투자에 집중됐다. 그러나 요즘 30대 직장인들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취미생활,제2의 직업, 창업 아이템을 찾기에 바쁘다.

이에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김지철)에서는 30대 직장인 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공부를 시작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조사자의 대부분인 68%(305명)가 전업(轉業)을 향한 인생 2막을 위해 공부하고 싶다고 대답해,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황으로 인한 불안감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자기계발이라고 한 응답자는 10%(42명), 인사고과라는 대답은 8%(34명)에 그쳤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현업에 필요한 업무 능력을 개발하고 승진 시험을 위해 점심시간이면 직장 근처 학원으로 뛰어가던 젊은 직장인들이 이제는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다.

‘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가장 많은 32%(135명)가 ‘창업’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공무원’이라는 대답이 22%(93명), ‘재무금융’이 21%(83명) 였다. 그에 비해 ‘공인중개사’라는 대답은 8%(34명)에 그쳤다. 공인중개사는 한때 부동산시장 호황과 맞물려 `제2의 인생`을 책임질 자격증으로 각광받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관심도가 매우 떨어졌다. 공무원 역시 여전히 인기 있는 직종이지만 경쟁률이 높아 최근에는 기피하고 있는 추세다.

‘인생 2막의 시기는 언제로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놀랍게도 응답자 절반 이상인 52%(221명)가 5년 이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젊은 직장인들이 회사라는 조직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인생 2막 도전에 성공한 연예인은 누구’라는 질문에서는 최근 영화 ‘롤러코스터’를 통해 배우에서 감독으로 새롭게 데뷔한 하정우가 34%(144명)의 지지를 받아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1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아이돌 출신이지만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정평이 나 있는 토니안이 21%(89명), 비누숍 사업가로 변신한 이영애가 15%(63명)로 그 뒤를 이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유혜정 입학홍보처장은 “고용불안과 함께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사이버대학에서 현재 직무와 다른 분야의 ‘기술’을 습득하려는 30대 직장인들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