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구에서 김동우로..스튜디오에 고성 오가고 경찰 출동

KBS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이 진행자 교체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PD협회와 제작진, KBS 노조까지 모두 들고 일어나 MC 교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31일 KBS에 따르면, 이날 TV쇼 진품명품의 녹화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있을 예정이었지만 제작진이 진행자 교체 문제로 반발하며 녹화가 무산됐다.

KBS 측은 개편 후 첫 녹화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 프로그램 진행자를 기존의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라고 통보했다. KBS는 윤인구 아나운서가 4년 반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다른 방송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교체가 필요해 보인다는 입장이다.

▲ KBS 'TV쇼 진품명품'에서 4년간 진행을 맡았던 윤인구 아나운서(왼쪽)와 새 진행자로 발탁된 김동우 아나운서(오른쪽).  

이에 대해 KBS PD협회와 진품명품 제작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은 이번 MC 교체에 타당한 이유와 후보 검증기간도 없었고 제작진과 PD의 동의도 얻지 않은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KBS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당시 현장에는 기존 진행자인 윤인구 아나운서와 새로운 진행인 김동우 아나운서가 모두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흥수 아나운서 실장과 황수경 아나운서 부장 등은 윤인구 아나운서에게 녹화장에서 나오라고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결국 청원경찰까지 동원됐다.

더구나 현장에서 대기중이던 진품명품 감정위원들이 “이런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 녹화에 참여할 수 없다”며 세트장을 그대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녹화는 중단되고 말았다.

현재 진품명품 제작진은 "우리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진행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일요일 생방송까지 생각하고 있다. 사측이 MC 선정 과정에서 우리의 의견을 수렴해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KBS 측은 "개편 이전에 있었던 MC조정회의에서 결정이 난 사항이므로 번복할 수 없다"며 "MC 선정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 조만간 재녹화를 통해 방송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해 대립각은 좀처럼 약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에 새로 진품명품의 진행을 맡을 예정인 김동우 아나운서는 1987년 KBS 14기 공채 아나운서로, 지난 2009년 종영된 ‘도전 주부가요스타’를 약 15년간 진행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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