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취득세 영구인하 대책 적용일을 대책 발표일인 8월28일로 소급해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민주당과 협의를 통해 이달 안에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취득세 영구인하 적용 시점이 명확해 진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을까.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붙은 매물 전단지/조선일보 DB

“거래량·주택 가격·전세 영향, 생각보다 미미할 것”

전문가들은 우선 취득세 영구 감면 방안 시기가 명확해 진 점은 호재지만 거래량·주택가격·전세시장에 그리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미 반영된 호재인데다, 가을 이사철이 끝난 후라 수요가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가을 이사철이 끝난 시점인데다 숨을 고르는 겨울 시장으로 접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기대했던 것 만큼 많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취득세 감면 시기 때문에 잔금 납부일을 조정하고 있던 수요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실제로 효과는 전세 재계약이 끝나는 내년 봄 이사철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재영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구매를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취득세 영구 감면 시점이 명확해 진 것은 큰 호재”라며 “방향성으로 봤을 때 거래량은 연말까지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거래폭이 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에도 큰 영향을 주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공인중개소에 가보면 급매물 물건이 없는 상황이며 가격이 연초 대비 생각보다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추격 매수가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며 “취득세 감면 때문에 가격이 크게 요동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군불을 지피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격은 지금 현재 수준에서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거래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보합세에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 역시 취득세 감면 시기 확정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세 시장은 내년 올해보다는 안정되겠지만 물량 부족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규정 팀장은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는 짝수해인데다 전세수요가 주택 구매수요로 돌아서서 상황은 좀 진정될 수 있겠지만 취득세 감면이 전세시장까지 안정 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손재영 교수는 “전세의 경우 서울은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여 재건축이 본격화 되면 이주 수요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2015년까지도 물량 부족 현상은 이어질 수 있다”며 “취득세 감면으로 전세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 상황은 취득세 감면 혜택으로 분위기가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는 실수요자가 많이 몰린 상황이기 때문에 취득세 소급 적용 확정으로 대기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시경제 상황이 최대 변수…다주택자 중과 폐지도 필요

내년 주택시장 상황은 거시경제 상황이 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손재영 교수는 “경제가 좋아져 돈이 있어야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거시 경제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 등이 달라질 것”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같이 지난 정부 시절 만들어진 비정상적인 제도가 폐지될 경우 2008년 이후 6년여간 이어졌던 주택 침체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내년 주택 거래량은 소폭 줄겠지만 거시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는 좋아서 예상보다는 많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물경기가 호전될 경우 주택 경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팀장은 “국회에 계류중인 각종 관련 법안들이 이번 기회에 잇따라 처리가 된다면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심리가 조성되면서 본격적인 회복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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