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4일 프랑스 방문 계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가 공동주최한 「한국·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금번 행사는 양국 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프랑스 측에서는 피에르 갸타즈(M. Pierre Gattaz) 프랑스 경제인연합회 회장, 루이 갈루아(M. Louis Gallois), 프․한 최고경영자클럽 위원장 등 프랑스 주요 경제인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공식수행원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조양호 한․프 최고경영자클럽 위원장을 비롯한 경제사절단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문화, 기술과 산업이 만나는 창조적 융합을 통해 양국의 창조경제 구현을 이루고 미래의 경제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의 잠재력이 큰 미래 신산업과 문화산업, 중소・벤처기업 등 세 분야에서 양국경제인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현재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과학기술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프랑스의 앞선 기초과학과 우주항공, 에너지 기술 등이 한국의 첨단 IT와 상용화 기술 등과 결합된다면 양국의 미래 신산업은 더 빨리,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프랑스의 만화작품을 영화화한 ‘설국열차’를 예로 들면서 프랑스의 문화역량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한국의 첨단IT기술의 만남 등 양국 간 문화산업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  발전의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랑스 방문에 한국의 대표 중소기업인 26명과 동행했다고 언급하면서 ‘70년대 항공기, ’80년대 원전, ‘90년대 고속철, 2000년대 방위산업 등 과거 양국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위주의 경제협력을 뛰어 넘어 중소기업 중심의 협력강화를 통해 제3국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맺음말에서 “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는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에 위치한 양국이 창조경제 협력의 실천을 통해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朴 대통령,한-프 경제인 간담회 연설문 전문

「피에르 갸타즈(Pierre Gattaz)」 프랑스 경제인연합회 회장님,
「루이 갈루아(Louis Gallois)」 한-불 최고경영자클럽 프랑스 위원장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님과
「조양호」 한-불 최고경영자클럽 한국 위원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여러분,

‘한-불 경제인 간담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한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경제인 여러분을 모시고
양국의 공동 번영과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경제인 여러분,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지금 한국과 프랑스 경제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 경제는
성장률 둔화와 고용없는 성장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럽 경제의 발전과 통합을 이끌어 온 프랑스 경제도
실업과 무역적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국 경제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응방식을 뛰어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는 ‘창조경제’ 로 새로운 경제틀을 만들려고 합니다.

창조경제는 국민 개개인이 가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살려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국의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제품들과
SNS를 활용해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K-POP과 드라마 등 한류산업은
창조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혁신을 주도해 온 국가입니다.

세계 최초로 열기구를 개발해 하늘을 날았던 몽골피에 형제와
한 세기 전에 벌써 잠수함과 우주선을 소설로 그려낸 쥘 베른 이
대변하듯이, 많은 분야에서 창조적인 경제를 선도해왔습니다.

이제 그동안 노력해왔던 창조경제를 향한 양국의 노력을
하나로 모은다면,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문화, 기술과 산업이 만나는
창조적 융합을 통해 양국의 창조경제 구현을 이루고
미래의 경제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의 잠재력이 큰
미래 신산업과 문화산업, 중소․벤처기업 등 세 분야에서
양국 경제인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은 미래 신산업 분야부터 시작한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지구촌은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등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곧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석기시대가 끝나게 된 것은 돌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청동기라는 신기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에너지 자원문제나 기후변화의 문제는
화석연료가 없어서가 아니라,
과학기술을 통해서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새로운 에너지로 도약함으로써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석유도 그 유용가치를 몰랐을 때는
단지 냄새나고, 검고, 끈적끈적한 기름 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을 통해서 쓰는 법을 알아낸 후에는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아주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잡초라는 것도 아직 유용성이 발견되지 못한 약초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소재들도
그 잠재력과 가치들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서일 뿐일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과학기술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양국은 도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프랑스정부는 신에너지와 건강, 디지털, 운송분야 등
4개 분야 34개 산업을 미래전략 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한국정부도 태양전지와 스마트 그리드, 해양 플랜트 등을 포함한
미래 신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앞선 기초과학과 우주항공, 에너지 기술 등이
한국의 첨단 IT와 상용화 기술 등과 결합된다면
양국의 미래 신산업은 더 빨리, 더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조만간 양산 예정인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프랑스 전기차가 그 좋은 예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성공사례를 통해
양국이 함께 전 세계 신산업 발전을 선도하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양국 국민 간에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문화산업은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 중 하나입니다.

양국 국민은 오래 전부터 활발한 문화교류를 해왔습니다.

둔황석굴에서 잠자던 8세기 한국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세계에 알린 사람은 바로 프랑스의 고고학자였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외국인 작가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입니다.

레오카락스 감독의 주옥같은 영화들은
전 세계에서 한국 관객이 가장 많이 보았고,
많은 한국의 영화감독들이 그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오랫동안 정서적으로 유대관계가 깊은
양국의 문화교류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 발전의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만화 작품을 한국인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설국열차’는
한국 관객 900만명이 관람하고 전 세계 167개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한국의 IT 업체와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애니메이션 공동 제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프랑스의 문화 역량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한국의 첨단 IT 기술의 만남을 통해
양국의 문화산업이 크게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양국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양국의 경제협력은
70년대 항공기, 80년대 원전, 90년대 고속철을 거쳐
2000년대는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어 왔고,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이끌어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의 속도가
경쟁의 핵심이 되는 창조경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작지만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빠른 의사결정과 아이디어로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보다 많은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양국 모두 중소기업이 고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성장은 일자리 창출의 필수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양국의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글로벌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새로운 물꼬를 터주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고,
양국의 대기업도 상대국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 기업은 동아시아의 관문인 한국의 기업과 협력해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고
한국 기업은 프랑스 기업을 가교 삼아 유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3월,
24개 유망 중소기업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펠르랑 장관께서
중소기업의 상호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가 이번 프랑스 방문에 한국의 대표 중소기업인 26명과 동행한 것도
양국 중소기업간 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양국의 중소기업들이 상대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협력 파트너와 함께
제 3국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혀가길 희망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양국 중소기업 협력의 주역이 되어주실 것을 기대하며,
한국 정부는 프랑스 정부와 함께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양국 경제인 여러분,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는
“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에 위치한 양국이
함께 손잡고 열어갈 공동번영의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이 공동의 노력을 통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믿음’을 다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꿈’과 ‘믿음’을 바탕으로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의 실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함께 실천하며 동반자의 길을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한국정부는 여러분들의 노력에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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