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쓸데없는 얘기 해서 선거 악영향"…野에선 `공세 강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잇단 '설화'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최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큰집-조인트', '좌파 대청소'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여기자포럼에서의 '현모양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제주도민과의 간담회에서 '무식한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 제작자를 고소해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더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좌파교육으로 흉악범죄와 아동성폭력 범죄들이 생겨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른 데 이어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과 관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안상수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둘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나라당 내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여권 핵심 인사들의 설화가 이번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부에서 선거를 앞두고 부적절한 언행들이 나오는 것이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선거에 나쁜 영향을 주는 발언들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정두언 의원은 김우룡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입장에선 굉장히 분한 얘기다. 쓸데없는 얘기를 해가지고 선거에 악영향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회피 연아' 동영상 제작자를 고소한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해 "웃자고 한 일 가지고 죽자고 덤벼들게 뭐 있냐"고 질타했다.

한편 야권에선 여권 핵심 인사들의 잇단 설화가 지방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당내 '청와대·방문진 MBC 장악 진상규명특위'를 구성해 김우룡 전 이사장 발언과 관련한 MBC 인사 권력 개입 의혹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고, '봉은사 외압설'과 관련해선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선 사건이 최근에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여권 핵심 인사들의 설화를 열거한 뒤, 최근 국회가 성폭력 범죄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전자발찌법을 논의 중인 것에 빗대 "정부 여당 사람들에게 '전자입찌'를 채워야겠다"고 꼬집었다.

창조한국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반복되는 실언은 빈곤한 철학과 천박한 세계관의 발로"라며 "정부 여당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선진국-국격 강조나 4대강 죽이기-세종시 수정안 강행에 앞서 낮은 의식수준부터 끌어올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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