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시장은 리스를 비롯 다양한 금융기법을 접목시키며 판매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중고차시장에서 적용되는 상품 중 하나인 할부승계라는 상품이다. 중고차 할부승계란 할부로 구입한 신차를 상환이 끝나기 전 중고차로 되팔면서, 할부도 함께 승계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중고자동차를 파는 사람이 차 값을 목돈으로 받아 할부금을 일시 상환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신차를 할부로 구입할 경우 할부기간 도중 전액상환 시에는 기간에 따라 1~5%에 해당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현재 시세로 초기 구입비용과 이자를 충당할 수 없는 것이다.

할부승계의 방법은 간단하지만 절차는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승계가능 결정권은 판매자나 중개상이 아닌 할부를 진행중인 금융사에 있기 때문에, 해당 금융사에서 승계자가 새롭게 할부를 시작하는 것과 같은 심사절차를 거친다. 인감증명서, 소득증명서, 주민등록증 사본, 주민등록등본 등 할부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모두 필요하며, 신용도 역시 기준에 해당되어야 승계 받을 수 있다.

중고차 할부승계의 장점은 절차가 까다로웠던 만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이익이 있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할부금을 중도상환 할 경우, 현재 중고차의 가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포함해 판매자가 납부해야 할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목돈 없이 중고차를 할부로 구매하고자 한다면 높은 중고차할부의 이율보다 저렴한 신차할부를 승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중고차 할부구입 시 이자율은 최저 연 7.9~32.9%선이니, 주로 연 10% 안쪽의 신차 할부이율을 승계 받는 것이 훨씬 절약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할부승계는 중개딜러를 통한 거래보다, 개인간 직거래를 통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판매자가 딜러를 통해 차를 팔고자 할 때, 때맞춰 여러 조건이 알맞은 구매자가 나타나 승계 받기 어려운 시기적 이유 때문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 박성진 데이터리서치 팀장에 따르면 “할부 승계가 시장에서는 낯설지 않은 거래방법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보니 거래가 가능한 중고자동차는 적다. 따라서 할부승계차량 구입을 원한다면 중고차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내차팔기’ 와 같은 차량 게시판의 구입상담서비스를 이용하여 실시간 상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할부 승계여부는 구매자의 신용도와 소득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자신의 조건을 체크하지 않고 무조건 진행되기 때문에 심사단계에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미리 자신의 신용상태와 소득수준을 확인한 뒤 알맞은 매물을 선택해 시간과 노력의 허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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