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시 금리 원가·마케팅비용 전면 점검키로

금융감독원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인하를 유도하고 있으나 이를 거부하는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하는 영업 행태로 보고 이들 카드사가 계속 거부하면 금리 원가부터 마케팅비용까지 전면 점검해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국민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금감원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이달 말부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최대 2% 포인트 내린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각 카드사에 제2금융권 대출금리 모범기준 이행 계획서를 제출받은 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하를 지도했으나 현대카드와 신한카드가 버티기로 일관하자 전면 점검이라는 초강수를 빼들었다.

이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취임 후 서민의 금융생활 안정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으로만 벌어들인 수익만 14조∼15조원에 달한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 업체로서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기는커녕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현대카드는 정태영 사장이 '슈퍼콘서트' 등 호화판 외부 행사만 관심을 쏟느라 고금리 대출 서민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현재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상품에 인하 여지가 충분히 있는데도 고금리 장사 행태가 가장 심한 현대카드와 신한카드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들 카드사는 막대한 마케팅비를 쓰고 있는데 계속 소비자 보호를 도외시하면 금리 원가 내역부터 마케팅비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고 경고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의 서민을 상대로 한 고금리 신용대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카드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의 17.66%가 연 28~30%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연 26~28% 미만 고금리 고객이 전체의 17.02%로 모두 카드업계 최고 수준이다.

신한카드도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연 26~28%인 고객이 전체의 연 24.03%로 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사실상 대부업체 수준이다.

평균 이자율을 의미하는 수수료 수입비율은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이 연 20.13%, 신한카드는 현금서비스가 연 22.42%에 달한다.

현대카드, 신한카드와 달리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이달 말부터 대출 금리를 0.5~2% 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개인 등급별로 대출금리 인하 폭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최대 2% 포인트까지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카드론 금리가 현금서비스보다 더 많이 인하된다"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오는 30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연 7.80~28.40%이던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결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7.80~27.90%로 낮춘다.

카드론은 내년 6일부터 연 6.90~27.30%에서 6.90~26.50%로 내린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최저 이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한다.

할부 수수료율은 현행 9.90~19.90%에서 8.90~20.90%로, 현금서비스 연체 수수료는 22.90~29.90%에서 21.90~29.90%으로 각각 바꾼다.

카드론은 11.90~19.90%에서 10.90~20.90%로 낮아진다. 카드론 연체 수수료는 24.00%였으나 22.90~24.90%로 변경된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국민카드와 유사하거나 더 큰 폭으로 수수료율을 낮출 계획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카드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이에 부응하는 수준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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