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지막 협상 테이블 오픈..이용규·정근우 등 6인 결렬

[중앙뉴스 채성오 기자] 구단과의 마지막 협상 테이블마저 결렬된 기아의 이용규와 SK의 정근우가 FA시장에 뛰어든다. 큰 손 한화와 NC 등 각 구단들의 눈치보기가 치열해 질 전망이다.

원 소속구단과 FA선수들간의 마지막 협상일인 16일 오후 각 구단들은 최종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 SK 와이번스의 정근우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 기아 타이거즈 - 이용규와 2시간 마라톤 협상..끝내 결렬

이용규와 KIA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마지막 잔류 협상을 벌였다.
지난 15일 양 측간 현저한 차이를 보여 기아의 조건 양보가 예상되는 협상이었다. 하지만 진전된 제안에도 끝내 이용규를 잡지 못했다. 2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이 펼쳐진 가운데 끝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야구 관계자들은 양 측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기아는 60억 안팎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며, 이용규는 그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규는 타 구단과의 협상에서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시장에서 손꼽히는 고액을 베팅하고도 이용규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실패한 기아는 부동의 1번타자를 떠나보냄에 따라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시급한 숙제가 됐다.

◆ SK 와이번스 - 구단 70억 vs 정근우 “80억 이상”

SK 와이번스는 FA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인 최종일 정근우와 마지막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결렬됐다.

FA 구단 자체 최고 금액인 4년간 70억원을 최종 제시한 SK는 4년간 80억원 이상을 요구한 정근우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테이블을 마감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정근우가 팀의 상징적인 존재라는 점을 고려해 잔류를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그 이상의 지출은 향후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가피하게 협상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 한화 이글스 - 내부 FA 잡고 시장 뛰어든다

한화는 내부 FA선수들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하며 전력누수를 막았다.

내야수 이대수는 4년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마쳤고, 한상훈은 역시 같은 기간 총액 13억원에 한화에 남았다.

왼손 투수 박정진은 2년간 총액 8억원에 한화와 사인했다. 이는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FA선수들을 모두 지켜낸 한화는 이제 정근우와 이용규 등 톱타자들에게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으로 많은 포스팅 금액을 확보한 한화 이글스는 이번 FA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평가받고 있다.

◆ LG 트윈스 - 가을야구 함께 한 베테랑들에 의리 지켜..이대형 제외

지난 15일 LG 트윈스는 3년 총액 25억5천만원에 이병규와 계약을 마쳤다.

2007~2009년 일본 주니치드래곤즈를 제외하고 1994년부터 LG에서만 뛴 이병규는 구단과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쳤다. 특히 올해 타율 0.348을 기록하며 불혹의 타격왕에 오른 이병규는 LG 포스트시즌 진출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았다.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도 16일 1년간 계약금 2천만원에 연봉 8천만원 등의 조건으로 LG와 도장을 찍었다. 권용관은 견고한 수비 실력을 갖춘 내야 백업 요원으로 가을야구에 힘을 보탰다.

한편 발 빠른 LG의 '대도' 이대형은 구단과의 현격한 견해만 확인한 채 새 둥지를 찾아 나선다.

◆ 롯데 자이언츠 - 역대 FA 최고액으로 강민호 붙잡아

롯데는 계약금 35억원과 연봉 10억원의 조건으로 강민호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총액 75억원으로 2005년 삼성의 심정수가 받았던 4년 60억원을 뛰어넘는 최고 대우다.

강민호는 이날 계약이 성사된 후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자존심을 세워주고 마음으로 다가와 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내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과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겨우내 열심히 준비해서 팀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두산 베어스 - FA 3인, 시장 속으로

두산 베어스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손시헌·이종욱·최준석이 모두 둥지를 떠나 타 구단과의 협상에 들어간다.

최종협상에서 선수들과 계약이 결렬된 두산은 선수에게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예상대로 테이블을 마감했다. 이종욱, 최준석은 금액에서, 손시헌은 계약 기간 때문에 두산과 이견을 보였다.

이들 3명이 모두 시장으로 나오게 되면서 이적 팀에 대한 예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종욱은 정근우, 이용규와 더불어 리그에서 손꼽히는 테이블세터 요원으로 꼽혀, 전력보강을 필요로 하는 많은 구단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삼성 라이온스 -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들 지켜내

삼성라이온즈는 4년동안 각각 총액 60억, 28억에 장원삼과 박한이를 지켜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다승왕 출신인 장원삼은 2010년부터 삼성에서 4시즌 동안 51승 29패, 방어율 3.87의 성적을 남겼다. 투수가 FA 시장에서 60억원을 넘은 것은 장원삼이 처음이다. 이전 최고액은 박명환의 4년 40억원이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MVP에 오른 박한이는 지난 13시즌 동안 몸을 사리지 않는 진지한 플레이와 꾸준한 성적으로 삼성 외야의 터줏대감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삼성에서 뛴 13시즌 동안 타율 0.292, 1천656 안타, 96 홈런, 635 타점, 130 도루를 기록했다.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마친 FA선수들의 행보가 엇갈리며 구단들의 영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협상에 실패한 선수들은 오는 17일 0시부터 23일 오후 11시 59분까지 타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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