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럴리·엘롭·터너·베이츠·나델라 등 '2강 1중 2약'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거나 CEO 최종후보군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MS 이사회 산하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올해 8월부터 스티브 발머 CEO의 후임자를 물색해 왔으며 최근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줄였다.

여기에는 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CEO, 스티븐 엘롭 전 노키아 CEO, 케빈 터너 MS 최고운영책임자(COO), 토니 베이츠, 사티아 나델라 MS 수석부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발머 CEO 재임 중 마지막이 될 연례 주주총회를 19일에 개최하는데, 이에 앞서 전날 이사회에서 CEO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 확실하다. 다만 18일에 CEO 선출까지 마무리할지, 아니면 최종후보군 선별까지만 할지는 확실치 않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차기 CEO 선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나, MS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외부 인사'라고 할 수 있는 멀럴리와 엘롭이 꼽힌다. '내부 인사', 즉 MS 현직 임원 중에서는 케빈 터너가 자주 거론되며 베이츠와 나델라 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 말하자면 '2강 1중 2약' 구도인 셈이다.

◇ 앨런 멀럴리 포드 CEO

최근 7년간 포드 CEO를 맡아 구조조정과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그전에 보잉 커머셜 에어플레인스 CEO로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즉 CEO로서 조직을 정비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능력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68세로 고령이고, 엔지니어 출신이긴 하지만 IT업계 경험이 없는 점과 포드 CEO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 스티븐 엘롭 전 노키아 CEO

캐나다 태생으로, 매크로미디어, 어도비, 주니퍼 등을 거쳐 2008∼2010년 MS에서 비즈니스 사업부 책임자를 지냈다.

2010년 노키아 CEO가 됐으며 올해 9월 MS의 노키아 휴대전화사업부 인수 발표를 계기로 부사장으로 일단 물러났다.

모바일 분야를 매우 잘 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지만, 노키아 CEO 재직시 실적이 오히려 악화하는 등 비전과 능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약점이 있다.

◇ 케빈 터너 MS COO

거론되는 CEO 후보 중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유일한 인물이다. 2005년부터 COO를 맡았으며, 월마트 출신답게 꼼꼼한 조직·인사·관리에 능하다.

그러나 임직원과 협력사에 대해 수십개 항목을 세부적으로 계량화한 기계적 상대평가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MS의 혁신 정신과 협업 분위기를 말살해 버린 장본인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이 제도는 최근 폐지됐다.

일부 IT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터너가 CEO가 되면 MS에서 전무후무한 '임직원 대탈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평가도 한다.

◇ 토니 베이츠 수석부사장

영국 런던 태생으로, 대학 중퇴 후 IT업계에서 네트워크 전문가로 일하면서 이 분야 경력을 쌓았다.

시스코를 거쳐 2010년 스카이프 CEO가 됐다가 이 회사가 MS에 인수되면서 스카이프 부문장으로 합류했다. 스카이프를 MS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 통합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했으며, 지금은 MS의 비즈니스 전략 책임자로 있다.

MS가 뒤진 분야인 통신과 모바일 분야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에서도 능력을 확실히 인정받은 인물이다.

◇ 사티아 나델라 수석부사장

인도 태생으로, 옛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근무하다가 1992년 MS로 옮겨 여러 사업 부서를 두루 거쳤다. MS의 클라이언트-서버 소프트웨어 사업을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로 큰 무리 없이 전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금은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20년 넘게 MS에 근무한 '소프티'(Softie·MS 임직원을 일컫는 말)로서 기술과 사업 양면에서 MS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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