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 9.6% 감소, 삼성도 영업이익률 하락

올들어 국내 주요 그룹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한 재계 상위권 그룹들의 영업이익률마저 줄줄이 하락했다.

21일 재벌닷컴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 그룹 소속 금융회사를 제외한 83개 상장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36조3천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조1천500억원보다 평균 4.7% 감소했다.

매출은 526조8천억원으로 작년 517조900억원보다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4%에서 올해 6.9%로 0.5%포인트 하락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작년보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곳은 SK와 LG 두 곳뿐이었다. 삼성을 포함한 나머지 8개 그룹은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의미이다.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외형과 내실이 동반 악화했다.

삼성그룹 소속 13개 상장사의 매출은 올해 3분기까지 작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올해 10.8%로 0.8%포인트 하락해 수익성은 둔화됐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3.8%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작년 14.5%에 비하면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소속 10개 상장사 매출은 2.2%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9.6%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도 8.0%에서 7.4%로 0.6%포인트 떨어졌다.

포스코그룹(7개사)은 매출이 13.5%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9.0%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6.1%에서 5.0%로 1.1%포인트 급락했다.

현대중공업그룹(3개사) 역시 매출이 작년보다 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8.9% 곤두박질 쳤다.

GS그룹과 한진그룹은 올해 적자로 반전했다.

GS그룹(7개사) 영업이익은 GS건설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2천6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진그룹(5개사)도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 주력 계열사들이 적자를 내면서 올해 1조6천5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한화그룹(3개사)은 영업이익이 26.0%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3.7%에서 2.8%로 0.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SK그룹과 LG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증가하는 등 선전했다.

SK그룹(16개사)은 매출은 0.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9.2% 급증했고, 영업이익률도 5.5%에서 9.7%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가 올해 2조원대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LG(11개사)도 매출이 2.0%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13.9%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3.6%에서 4%로 0.4%포인트 올랐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부진했지만,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하락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그룹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작년에 부진했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 더 악화됐다는 점에서 최악의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며 "내년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10대 그룹 이외의 기업 실적은 더 부진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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