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경찰서, '서장 비위', '음주운전' 등으로 빈축

광주의 한 경찰서가 서장 비위 의혹, 교통사고 후 잠적 경찰관 징계 등으로 잇따라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소속 경찰관이 또다시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돼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관이 만취해 운전한 이날은 대기발령된 전 서장이 비위혐의로 감찰조사를 받고 징계 수위가 논의되는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20일 0시 25분께 광주 동구 소태요금소 부근에서 만취한 경찰관이 음주단속 중인 동료 경찰관에게 적발됐다.

광주 모 경찰서 소속 A경사는 전날 저녁부터 광주 북구 두암동 일대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집에 가려고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A경사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0.077%였다.

A경사가 음주운적으로 적발된 20일은 소속 경찰서의 전 서장의 징계 위원회가 열리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지난 13일 전남 지역 경찰서장 재직 시절 업무추진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해당 경찰서의 서장 B총경이 경찰청으로부터 감찰을 받고 서장직을 박탈당한 뒤 대기발령됐다.

경찰청은 B총경에 대한 감찰 결과 업무추진비를 유용하거나 금품을 수수한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해 20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총경이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잖아도 해당 경찰서는 '터 센 곳'이라는 듣기 거북한 뒷말이 오가던 참이었다.

지난 2011년 12월 당시 서장이 직원에게 떡값을 받아 대기발령 조치됐고, 2012년 2월에는 당시 경찰서장이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 탓에 대기 발령을 받은 후 스스로 사직하는 등 연이어 서장이 낙마했다.

올해 초에는 해당 경찰서 소속 C 경위가 음주운전하다 혈중알코올 농도 0.084%의 만취상태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또 지난 10월에는 교통사고를 내고 경찰관이 잠적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고 직속상관 등 4명이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시민들은 범인을 잡기보다는 오히려 '사건의 주인공'이 된 경찰을 놓고 혀를 차고 있다.

해당 경찰서 관내의 한 주민 최모(49)씨는 "서장 목이 달아날 판에 또 음주운전하다 걸렸다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이러니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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