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속이는 예측 불허 반전 스릴러, 대학로 10년의 흥행신화

요즘 범죄가 그러하듯 범죄꾼들은 과학화, 정보화, 지능화되고 경찰수사보다 앞서가는 세태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능화된 범죄꾼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관극함으로써 재미와 긴장감을 주고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주는 연극이 바로 ‘뛰는놈 위에 나는놈’이다.

제목에서 오는 느낌이 그러하듯 이 극은 수사탐정물이다. 상대방의 의중을 궤뚫어 보고 대비하는 일이나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할 때 그 모든 부딪침들이 모여 또 하나의 탐정물을 만들어냈다.

연극이 소개되면서 숨 막히는 파워게임은 시작된다. 극은 목적을 위해 서로 속이고 있지만, 서로 그 사실을 모른 체 치열한 두뇌 게임을 펼쳐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이렇듯 숨막히는 사건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관객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개성있는 배우들의 호연과 개연성 있는 탄탄한 스토리, 깨알같은 웃음 포인트 등은 코미디와 추리물이 동시에 어우러져 스릴러 연극의 최고조를 이룬다. 특히 스릴러를 직접 눈앞에서 즐길 수 있어 영화보다 더 스릴이 넘친다는 것이 10년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연극의 비결이다.

극의 연출부 관계자는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만난 등장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갈등 구조 속에서 완성된 삶의 의미와 새로운 운명의 탄생을 야기할 수 있도록 플롯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극이던 희극이던 서사극이던 리얼리즘 연극이건 어떠한 장르와 형식을 떠나 극적 재미를 통해 전율과 감동을 함께 전해야 한다”며 “재미를 위해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이 다른 곳으로 흐트러지지 않도록 끝없는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출배경을 설명했다.

쫓고 쫓기는 사람들, 그 가운데 뛰는 놈과 나는 놈들. 이런 게임을 보면서 관객들은 누가 뛰는 놈이고 누가 나는 놈인지에 대해서 배우들과 또다른 게임을 하게 되고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된다.

알듯말듯한 수법의 듀팡이나 홈즈의 추리물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은 덜한 반면, 자꾸만 뒤집어지는 상황설정이 매력적인 연극 ‘뛰는놈 위에 나는놈’은 10주년 기념 앵콜을 맞아 내년 1월 31일까지 해오름 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린다.

[중앙뉴스/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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