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 행보에 여야 '촉각'… 安 “야권 연대 안해”

[중앙뉴스 윤지현 기자] 다음 주 공식 출범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창당을 준비하는 실무기구가 될 전망이다.

▲ 안철수 의원이 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제10회 희망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돼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그동안 안 의원의 세력화는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내일)의 자문·기획·실행위원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진행해왔다면 추진위 출범 뒤에는 공개된다.

추진위는 이르면 내주께 여의도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전국을 돌며 국민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개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추진위의 대표격인 위원장은 신당의 지향과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량급 인사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당이 "사당(私黨)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던 안 의원의 평소 발언에 비춰봤을 때 공동위원장 체제로 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내일'의 소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 '내일' 이사진인 소설가 조정래 씨와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안 의원의 후원회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당연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일' 기획위원 중에선 기획위원장을 맡은 송호창 의원을 비롯해 강인철 금태섭 조광희 변호사, 이태규 전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 김형민 전 진심캠프 기획실장, 정기남 전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 박인복 전 춘추관장, 윤석규 전 열린우리당 원내기획실장, 박상혁 변호사, 박왕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이상갑 전 민변 광주전남 지부장, 홍석빈 전 진심캠프 정책부대변인 등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이근식 전 행자부장관,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이용경 전 의원 등 '내일' 자문위원도 추진위에 결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영입인사는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친안'(친 안철수) 성향을 보여 온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계안, 류근찬 전 의원을 비롯해 강봉균, 김효석, 이철, 장세환, 조배숙, 조성준, 조영택, 최인기 전 의원 등이 그 중 일부다.

'친안 성향' 인사가 다수 포함된 범야권 정치 원로 모임인 '국민동행'에 이름을 올린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김옥두 민주당 고문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 측은 추진위 활동을 통해 창당에 참여할 발기인과 정책 비전 등의 윤곽이 나오면 창당으로 가기 위한 법적 기구인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울 예정이다.

안 의원이 6월 지방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책임있게 참여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방선거에는 적어도 창당준비위 이상의 세력화 모습을 갖춘 뒤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 배경을 알렸다. 즉 민주당 등 기존 야권과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위원회가 인선 작업에 착수하게 되면, 여야 정치 지형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대통령 선거개입에 대한 특별검사제 추진을 위한 국민공청회'에서 안철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은 여전히 태도가 애매모호하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만 어부지리를 얻게 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안철수 신당의 성공 여부는 향후 참신한 인재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달렸다. 안 의원은 지난 4·24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인재 영입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야심차게 영입했던 진보 성향의 원로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80여일 만에 돌연 사퇴하면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었다. 자신과 함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도 안 의원 곁을 떠났다. 최근 발표된 지역별 실행위원 534명의 명단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를 찾아보기 어려워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두 배가량을 웃돌고 있다. 여야의 적대적인 공방 속에서 안 의원의 신당이 진흙탕 싸움 속 진주가 되어줬으면 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 창당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창당 시점은 지방선거 전이 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지만, 기초선거 공천 폐지 여부, 7월 재·보선 규모, 정국상황 등에 따라 지방선거 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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