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투쟁방식 놓고는 고민

민주당은 이번 주에도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처리를 성토하며, 고강도 대여투쟁을 계속할 태세다.

민주당은 황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저지하지 못해 '무기력'과 원내전략 부재를 드러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만큼 더 이상 물러설 여지가 없다며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위한 강공드라이브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이미 김한길 대표가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

지금 물러서면 우리가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며 배수진을 친 만큼 소속 의원들도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부터 국회 모든 의사일정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인준안 처리를 '날치기'로 규정하고, 인준안 상정과 표결 강행을 한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오는 2일 강 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인사와 관련된 의안에 대해선 국회 관례상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회 사무처의 유권해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을 법적 조치도 강구중이다.

새누리당이 국회 예결특위의 예산안 단독 상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한편으로 '준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민주당을 압박해오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그래서 민주당이 조만간 국회일정 보이콧 방침을 접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주 의총에서 "국회 보이콧을 빨리 끝낼 수 없다"며 장기전도 불사할 것임을 밝힌 상태여서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 예결특위 소속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당 자체적으로 정부 예산안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국회를 파탄 내고 준예산을 자초하는 공갈·협박으로 야당을 압박할 생각은 말라"며 "어림없는 짓"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1일 오후 한자리에 모여 구체적인 투쟁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100일 넘게 서울시청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장외 투쟁을 벌였기 때문에 다시 국회를 나와 장외투쟁에 나설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

단식농성 등도 거론되지만 이미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가시적은 소득을 얻지못하고 포기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당내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고민에 휩싸인 김 대표는 참모들에게도 구체적인 투쟁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오는 2일 예정된 정책의총 전까지는 어떻게든 결론을 낼 계획이다.

투쟁방향을 지도부에게 위임해달라고 한 상황에서 이날까지 향후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질 것이 불보듯 뻔해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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