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임명한 것과 관련, “금도와 예의를 벗어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여야 대표·원내대표 4자회담 도중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이 경상북도 업무보고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대로 세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명백히 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변인은 “임명 발표 시각은 여야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가는 4자 회담이 열리는 바로 그 시간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4자 회담이 열리고 있는 시각에 야당이 그렇게도 반대하고 정국 냉각의 원인을 제공한 감사원장과 복지부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고도 박 대통령이 의회주의자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특히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미성년자 고용 불법 영업을 하던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다 적발된 부도덕 후보이다. 이런 사람이 복지부를 책임질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오늘 보여준 새누리당의 대화 제스처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된 ‘임명 강행을 위한 여론 쇼’였는지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분명히 답변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최근에는 독기까지 어린 불통과 일방통행에 민주당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야당의 반대와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자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회 무시, 국민 무시의 전형이라는 불통정권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 정국 파행의 모든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4자 회담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 3명을 임명할 줄) 몰랐다. 이건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배석자 없이 진행된 여야 4자회담은 성과없이 종료됐다. 새누리당 유일호·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4명이 오후 2시 35분부터 3시 50분까지 약 1시간 15분 동안 현 정국 상황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다시 만나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담장 밖으로 고성이 들리고, 테이블을 내려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던 것으로 미뤄 회담에서는 상당히 격한 대화가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세 후보자 임명방침 발표 이후 고성이 나와 이와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세 후보자 임명에 대해 “일단 정치적인 고려는 없다”며 “국정공백 미룰 수 없는 상황이고 (여야)4자회담에는 특별히 영향을 줄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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