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하나없이 '어영부영' 임대주택 관리하는 "부영주택" 안전장치 왜 못하나

정부가 서민들의 임대주택 공급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사이 정작 중요한 임대주택의 안전문제는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임대아파트에 범죄 발생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대형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로 잘 알려진 (주)부영주택(회장 이중근)이 14년 이상 된 순천의 노후 임대아파트 단지에 CCTV를 한 대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과 아이들이 밤마다 두려움에 떨고있다고 한다.

실례로 지난달 11일 전남 순천에서 200만 원대 고가의 MTB 자전거 20여대, 3천여만 원 상당을 훔쳐 인터넷 중고사이트 등을 통해 팔아온 대학생 백모(20·여)씨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 조사결과 절도를 저지른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순천 연향동 임대아파트 등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만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경찰서 '나홍철' 형사과장에 따르면 “자전거 도난 사고 수사 당시 임대아파트 단지 내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파트 CCTV는 경찰이 범죄 발생 시 증거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수단”이다. 아직까지 공동주택에 CCTV설치가 되어있지 않은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최근 CCTV가 없는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지만, 민간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CCTV 설치 선택권을 제한 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부영주택은 순천시에 지난 1992년 5월 연향동 부영1차 8동 천2백여 세대의 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2004년까지 12차 분양 및 임대 아파트 약 7천 세대를 공급했다.

그러나 "중앙뉴스"가 순천시 의회 '신민호'의원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결과 부영주택은 연향동 부영1차와 2차 등, 건축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에 CCTV를 단 한 대도 설치하지 않았으며 부영이 공급한 순천시내 다른 임대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또 저녁시간이 되면 부영에서만 벌어지는 진풍경이 일어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어야할 아파트 입구에 CCTV가 없고 더욱이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 안에조차 CCTV가 없어 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귀가할 시간에 맞추어 아파트 입구에 모두나와 아이들을 기다렸다 데리고 올라간다는 것이다.

얼마나 걱정이 되면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도 위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불량 학생들은 물론 성 추행사건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순천시 의회 신민호 의원은 이런 위험한 사례들이 부영의 임대아파트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하여 지적하고 순천시에 행정공고를 내도록 했으며 지난 9월 임시회기 업무보고때 순천시 주관부서에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부영 본사에 순천시 임대 아파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요구하였으나 지금까지 묵묵부답(默默不答)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 의원은 또 이런 문제들은 시민들의 안전과도 문제가 있는 것인데 부영주택이 이윤추구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는 의구심마져 들고, 부영이 서민을 위한 아파트'를 짓는다면서 정작 필요한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무시하는 건설사인것 같아 주민들은 하루하루 불안하게 생활하고 있다고도 했다.

부영은 일부 단지에 한해 건축법상 의무조항으로 기록되어 있는 지하 주차장에만 CCTV를 설치 했으나 같은 시기인 1992년 11월 시대건설이 공급한 순천 조례동 시대아파트 2천8백여 세대가 거주하는 9개 동에 90여 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했다.

부영1차 아파트 입주민 신모(31·여) 씨는 “낯선 사람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탈 때마다 불안하다”고 했다.“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CCTV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딸 아이를 둔 장미경 씨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일 저녁 딸을 기다렸다 같이 귀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주민인 '장미경'씨의 주장은 "요즘 성추행, 성폭행이 많음을 강조했다. 그녀는 부모의 입장에서 항상 마음을 졸이고, 또 겨울에는 더 어둡기때문에 학원 끝나고 오면 매일 데리러 간다고 했다.

14년이 넘은 이 아파트는 올해 분양전환을 시작했지만 기본적 안전장치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놀이터는 안전장치가 가장 필요한 곳이지만 이곳에도 역시 CCTV는 설치되지 않았다.

주민들의 수차례 민원에도 임대 사업자인 부영 측은 "법규 사항이 아니다" 라며 CCTV 설치를 외면하고 있다.부영이 법규 사항을 들어 CCTV설치를 외면하는 한, 이 아파트는 범죄의 표적으로 방치될수 밖에 없다.

순천경찰서에서도 이 같은 입주민들의 요구와 범죄 예방 등을 위해 부영측에 수차례 CCTV 설치를 요구했으나 부영측은 설치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부영 임대아파트 관계자는 “노후 임대아파트의 CCTV 설치가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편을 염두에두고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다른 아파트보다 경비 인력을 많이 투입해 범죄 발생 우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측은 또 “10차, 11차 등 지하주차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2005년 제정된 지하주차장 CCTV 설치 의무화에 따른 조치일 뿐, 주민 생활안전 요구가 반영된 결과는 아니다.
  
"중앙뉴스"는 부영 본사에 부영이 공급한 임대아파트의 CCTV의 설치와 관련하여 확인을 요구했다.

부영의 관계자는 현재 사측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이어 전국적으로 15만 가구를 관리하다보니 지역마다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범죄의 사각지대가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범죄 우려가 높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여성과 아동, 노인 등을 위해 CCTV의 설치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할수 있다.따라서 부영 측은 건축법상의 법령에만 의존하지말고  임대아파트에 CCTV 설치를 해야 한다. 물론 원칙을 따진다면 부영측에 강제적으로 요구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법과 원칙을 따지기 이전에 범죄를 사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모든사람들이 원하는 보안시설을 꼭 설치해주길 바랄뿐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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