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수아레즈 4골 힘입어 5-1 승..맨유 에버튼 패배로 중하위권 추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어느덧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향해가고 있다. 시즌 초반 우승권으로 분류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위에 머물러 있고, UEFA 팀으로 전락했다던 비평을 들은 리버풀은 BIG4에 합류했다. 리그 14라운드 경기는 이러한 결과의 기폭제로 두 팀의 향방을 갈랐다.

▲ 부진의 늪에 빠진 맨유를 이끄는 데이비드 모예스(왼쪽) 감독과 리버풀을 BIG4에 재진입시키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랜든 로저스(오른쪽) 감독.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3-2014 EPL 14라운드에서 에버튼을 만난 맨유는 후반 41분 브라이언 오비에도에게 골을 헌납하며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6승 4무 4패로 리그 9위로 하락했다.

위기의 모예스 호는 팀의 에이스 웨인 루니만이 분전하고 있을 뿐 전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전통 강호로 군림하며 퍼거슨과 함께 많은 우승 트로피를 만들었던 팀이 UEFA 컵 진출권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올리고 있어 팬들의 실망과 비난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도 이러한 위기를 맞았으나 결국 최종전 결과 4위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맨유도 시즌 막바지에는 다시 BIG4를 차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신뢰’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나 前 감독인 퍼거슨의 경우 오랫동안 EPL에서 뚝심있는 지휘로 사랑받아 왔다. 잠깐 흔들린다고 해도 팬들의 굳건한 믿음이 있었고 관록의 노련미로 다시금 정상권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모예스의 경우는 심판대에 오른 감독이다. 퍼거슨 전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에버튼을 이끌었던 모예스 맨유 감독은 이날 패배로 ‘친정팀 퍼주기’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그만큼 아직 지도자로써의 명성을 두텁게 쌓지 못했을뿐더러 맨유라는 유럽 강호를 갑자기 맡다보니 대처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리버풀을 이끄는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신망은 두터워지고 있다. 팀 리빌딩을 순조로이 마치며 이번 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리버풀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즌 초반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을 정도로 완벽한 호홉을 자랑하던 최근 주춤하며 4위까지 내려갔지만, 주장 스티븐 제라드와 날카로운 창 수아레즈를 비롯해 2선의 날카로운 공격수와 단단한 수비진들이 호흡을 맞춰가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수아레즈는 14라운드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서 무려 4골 1도움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올라 EPL 최고의 공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순위상승면에서는 정체를 겪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지난 시즌 중위권을 맴돌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여기에 펠리페 쿠티뉴, 라힘 스털링 등 젊고 어린선수들의 기량이 만개하며 팀에 활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당장 수아레즈가 부상을 당하는 등의 공백이 생겨도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만큼의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리버풀은 4위를 유지하며 아스날, 첼시, 맨시티와 함께 리그 ‘BIG4’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BIG4’에 올라있던 맨유는 멀찌감치서 라이벌팀들의 약진을 바라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슬로우 스타터’라고 자부하는 맨유와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리버풀을 비롯해 2013-2014시즌 EPL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혼돈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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