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 “朴 대통령, 아버지 교훈 타산지석 삼아야”

[중앙뉴스 채성오 기자]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부실선거 주장에 이어 양승조 최고위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돌발발언이 국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두 민주당 의원의 출당을 촉구할 방침이다.

▲ 9일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선친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의원. 

9일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정'이라는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국정원을 무기로 신 공안·유신통치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덧붙여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 8일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지난 대선을 총체적 부실 선거로 규정하고,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보궐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의원직에서 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박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한 양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징계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의원직 제명안을 내는 것과 사퇴 결의안을 내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며 “양 최고위원이 불행했던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저주와 선동적 발언을 한 데 대해 대처할 의견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과 국가 원수 모독이고 정치를 떠나 불행한 개인사를 들춰냈다는 점에서 인간의 최소한 도를 넘어선 반인륜적 발언”이라고 양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장하나·양승조 의원 제명안 추진과 관련해 국정원 개혁특위 등을 무산시키기 위한 새누리당의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장 의원이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고 있다”며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당선무효소송과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해 재검표까지 했고 뜻을 이루지 못하자 탄핵까지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고 천막당사까지 치면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한 새누리당은 대선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며 “2003년 9월 3일,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고 역공을 강했다.

더불어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진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불복 프레임을 덮어씌워 정쟁을 유발하는 것은 오늘 시작되는 국정원개혁특위마저도 변질시키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의총이 끝난 직후 국회 본관 로턴더홀에서 ‘양승조·장하나 출당촉구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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