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과 김정남 운명은?
 
김정남 운명, 장성택 숙청으로 더욱 암울 관련 이미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국제 미아' 신세가 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미래가 장성택 숙청으로 더욱더 암울하다.

큰 조카인 김정남을 챙겨온 고모부 장성택이 실각하고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영향력마저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가뜩이나 입지가 좁던 김정남이 앞으로 자신을 도와줄 북한내의 인맥들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것으로 보여진다.

동생인 김정은이 실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김정남은 지금도 북한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이 없기에 앞으로는 북한에 잠시 들어가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라는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견해다.

실제로 김정일 사후 장성택과 김경희는 조카인 김정남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김경희는 작년 10월께 신병 치료차 싱가로프를 방문해 조카인 김정남을 극비리에 만났고, 이에 앞서 장성택은 작년 5월 북한에 일시 귀국한 김정남에게 체제 비판을 자제하라는 '충고'를 하는 등,김정남의 든든한 후원자 역활을 해 왔다.

이는 장성택, 김경희 부부가 김정남의 안위를 우려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장성택 숙청은 장성택의 측근들인 '곁가지'를 쳐내 김정은의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혈육이지만 고모부인 장성택의 '곁가지'인 김정남도 이제는 북한에 발을 디디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게다가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노골적으로 3대 세습을 비판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단아'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장성택을 숙청 함으로서 향후 북한에서 김정남의 존재가 지워질수 밖에 없다. 현재 마카오 등을 거점으로 북한의 무역에 관여하던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최근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북한 국가보위부가 평양의 김정남 세력 근거지를 습격했다는 얘기도 전해졌고, 한국이 김정남 망명 공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김정남은 최근에는 마카오를 떠나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 인사들은 김정남이 북한에서 끈이 끊어질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의 존재 '가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래가 불투명한 북한 체제에 예상치 못한 급격한 변화가 닥치면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백두혈통'인 김정남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은 김정남이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개방적이고 실용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김정남 카드'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한다.

중국이 김정남이 중국에 머무를 때 신변 안전을 보장해 주었다는 설도 있어 중국이 김정남을 더는 돕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장담 할 수 는 없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 실각으로 김정남의 입지가 어려워운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김정남의 활용 가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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