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400명 인파몰려..‘South East’ 5억5천만원 최고가액 낙찰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이 검찰에 압류된 이후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경매장에는 4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가운데, 100%의 낙찰률을 보여 세간의 관심을 반영했다.

11일 K옥션에 따르면, 이날 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경매가 오후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열렸다.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이라고 이름 붙은 이날 경매는 경매 시작 1시간 전부터 컬렉터와 취재진, 일반인 등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400여명의 인파가 몰려 들었다.

▲ 11일 오후 K옥션 경매장에서 열린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검찰에 압류된 미술품 600여점 중 이날 경매에는 총 80여점이 매물로 등장했다. 이중 경매 전부터 가장 관심을 끈 김환기의 1965년 뉴욕 시대 유화 '24-Ⅷ-65 South East'는 작품 중 가장 높은 가격인 5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어진 경매에서 김환기의 또다른 작품 ‘무제’의 호가가 한 서면 응찰자에 의해 1억원으로 껑충 뛰자 곳곳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 작품은 결국 1억1천5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 경매가 끝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가 이번 경매에서 그의 작품에 쏠린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두 5점이 출품된 오치균의 작품도 주목을 받았는데 특히 감나무가 있는 고향 마을 풍경을 표현한 '가을정류장'이 현장과 서면 응찰자 사이의 열띤 경합 끝에 2억2천만원에 낙찰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에게 결혼 선물로 준 서예 작품 '서산대사 시'는 당초 160만원에서 출발했으나 호가를 20만원에서 50만원, 다시 100만원으로 올리며 열띤 경합을 벌인 끝에 추정가의 10배에 달하는 2천300만원에 낙찰됐다.

한편, 미술계 일각에서는 경매 현장이 이처럼 호황을 이룬 것은 4~5년만이며, 향후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매 업무를 주관한 K옥션 측은 주제가 있는 경매로 100% 낙찰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K옥션 관계자는 “경매의 출발은 안 좋은 부분이 있었지만 오늘 경매가 잘 진행돼 앞으로 미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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