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장성택’은 김정은의 로얄패밀리?..김정철 급부상

장성택이 공식적인 실각 나흘 만에 북한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북한 공영방송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의 사형 소식을 보도하며 본격적인 숙청작업의 서막을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월 12일에 진행됐다”며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은 즉시에 집행됐다”고 13일 밝혔다.

▲ 양 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법정에 서 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특별군사재판에 기소된 장성택의 일체 범행은 심리과정에 100% 입증되고 피소자에 의해 전적으로 시인됐다”며 “특별군사재판소는 피소자 장성택이 우리 공화국의 인민주권을 뒤집을 목적으로 감행한 국가전복음모행위가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해당하는 범죄를 구성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장성택은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국가전복음모행위에 대한 규정에 의해 ‘반당반혁명종파행위자’로 낙인찍혀 끌려 나간지 나흘 만에 생을 마감했다.

김정일의 후계자 시절인 1970년대부터 시작된 장성택의 ‘2인자의 삶’은 40여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으며 앞으로 북한에서는 후속조치를 위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이 제거당하면서 김정은의 가족들이 새로운 핵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장성택의 아내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정치국 위원이지만 지난 8일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더불어 공식 석상에서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현재 북한에서는 장성택이 제거당하자 김경희 역시 동반 퇴진했을 것이라는 의견과 장성택이 없는 빈자리를 김경희에 의지하며 메워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양립하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이설주는 지난 10월 러시아관현악단 공연을 끝으로 두 달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이설주를 김정은에 소개시켜준 사람이 장성택이라 오랫동안 공개 활동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장성택 숙청 작업을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와 ‘포스트 장성택’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관계자는 “김정철이 직접 권총을 차고 호위사령부와 보위부 요원을 지휘해 숙청에 주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난 5월 중국의 한 매체에서는 김정철이 북한 고위급 자제들의 모임인 ‘봉화조’의 수장을 맡으며 동시에 김정은의 친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해 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성택이 사라지면서 2인자 자리가 공석이 된 가운데, 급부상하는 로열패밀리들의 거취는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때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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