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신임 회장 내정자는 16일 KT CEO추천위원회가 자신을 최종 후보로 낙점한 데 대해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 창의-혁신-융합의 KT 만들것 관련 이미지

황 회장 후보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소감문에서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겠으며 비전을 나누고 참여를 이끌어 KT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직원의 도움과 동참을 당부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경영자가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를 이끌게 된 것이다.

KT의 CEO추천위원회는 16일 전날 선정한 CEO 후보 4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황 전 사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내년 1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 절차를 거친 뒤 KT를 포함한 53개 계열사의 종업원 6만여명, 매출 23조8000억원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이끌게 된다.

황 후보자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받았으며,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인텔 자문역으로 근무하다 1989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그는 2001~2007년에는 메모리사업부 사장을 지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일본을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로 도약했다.

그는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에서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내용의 '황의 법칙(Hwang's Law)'으로도 유명하다.

황창규 후보자가 삼성전자 사장 시절 스티브 잡스를 만나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의 저장 장치로 플래시 메모리를 채택하게 한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그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도 인연이 있다. 최 대표가 지식경제부 장관이던 2010년 4월 그를 지경부 R&D 전략기획단장으로 발탁했다. 현재는 성균관대 석좌교수로 있다.

KT CEO추천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동 KT 사옥에서 황 후보자와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등 4명을 면접 심사했다.

CEO추천위는 “황 후보자는 KT의 미래 전략 수립과 경영 혁신을 추진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았다”며 “비전 설정 능력과 추진력, 글로벌 마인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추천위원은 “정부의 R&D 기획단장을 한 인사로서 산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었다”며 “황 후보자의 글로벌 인맥도 KT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무선 통신 서비스가 주력 사업인 KT에서 통신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CEO로서 적임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오너 경영하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일했던 그가 모든 일에 대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KT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와 삼성그룹 조직 문화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황 후보자 앞에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석채 전임 회장의 퇴임 과정에서 무너진 조직 결속력을 강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KT 관계자는 “남중수 전 사장이 물러난 2008년 이후 5년 만에 또 검찰 조사와 함께 임원이 물갈이되는 등 조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 상태”라며 “일각에서 KT 내부 출신 CEO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년 6000억원 적자를 내고 있는 유선전화 사업 부문, 가입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 부문 등의 영업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출발이 늦었던 LTE 사업을 확대해가는 과제도 황 차기 CEO 후보자의 두 손에 맡겨졌다. 통신 사업 외에 BC카드와 KT렌탈(금호KT렌터카) 등 비(非)통신 분야로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황 후보자는 KT를 통해 “글로벌 신(新)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사업을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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