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전문]'재계 氣살리기' 2탄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신축회관을 방문, 회관 준공식에 참석하고 회장단과 간담회를 한 것은 지난 8월28일 청와대로 10대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재계 기살리기' 2탄 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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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하반기 최대 국정운영 목표로 삼은 박 대통령이 최근의 경기 회복세에 재계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더욱 활발한 투자로 경기 회복의 불씨 역할을 계속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집권 초기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화두로 다소 껄끄러웠던 박 대통령과 재계의 관계가 완연한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전환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 것.

박 대통령은 "어려운 시절, 제대로 된 산업기반 하나 없었던 1961년에 창립해 민간 경제계의 리더로서 각고의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큰 축을 담당해왔다"고 전경련을 치켜세웠다.

이어 "지금 세계경제 여건이 어렵지만 이렇게 여러분과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회복세가 지속적인 추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고, 여러분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며 경기 회복을 위한 더욱 활발한 투자를 독려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26일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진 것이지만 1년 전과 비교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경제민주화를 모토로 대선 승리를 거머쥔 박 대통령은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단체연합회를 방문한 뒤에야 전경련을 찾았고, 정리해고 및 골목상권 침해 자제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이러한 주문이 달가울 리 없었던 전경련 회장단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 박 대통령은 "저만 웃고 찍는 것 같네요"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새정부와 재계 사이에는 긴장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은 대기업에 대한 질책보다는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하는데 박 대통령은 무게를 실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일도 중요한 과제"라며 "투명한 기업 경영과 공정한 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대기업이 보유한 풍부한 자원과 경험을 중소·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창의적으로 융합해서 함께 성장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단도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와 관련, 창조·융합 분야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R&D 투자확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및 기술 개방 등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여성인력채용이라든가 스펙초월 채용, 시간선택제, 가족친화형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실 계획이라고 하니까 기대가 크다"고 반겼다.

또 "여러분의 노력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건의해주신 규제개선 정부지원을 비롯해서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오늘 방문은 대기업들이 올해 고용, 투자, R&D 이런 쪽에서 정부에 상당히 많은 협조를 해줬다는 감사와 함께 앞으로 좀 더 협조를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경련의 인연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전경련 회관이 지어질 때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이라는 친필 휘호를 선물했고, 휘호가 새겨진 기념석은 이날 준공된 신축회관 앞에 그대로 놓였다.

박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전경련이 미래 대한민국의 '창조'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함께 땀 흘리는 '협동'의 중심에 서서 '번영'의 미래를 이끌어 가길 바라면서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전경련,신축회관 준공식 축사 전문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 회관의 준공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대표적인 곳이었습니다,

어려운 시절, 제대로 된 산업기반 하나 없었던 1961년에 창립하여
민간 경제계의 리더로서 각고의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큰 축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동안 세계적인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경제 성장을 선도해왔고,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3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해 온 곳이 전경련이었습니다.

경제인 여러분,

저는 취임 후 기업인 여러분과 함께
해외수출시장과 산업현장을 같이 다니면서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고,
한국 기업을 소개하는 간판과 첨단 국산제품을 볼 때마다
자부심과 함께 여러분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수많은 외국 정상들이 한국기업을 칭찬할 때마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지금 세계경제 여건이 어렵지만
이렇게 여러분과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회복세가 지속적인 추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고,
여러분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중요합니다.

선진국을 쫓아가는 ‘빠른 추격자’를 넘어서
세계시장의‘선도자’로 우뚝 서기 위한 창조경제 구현에도
여러분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우리 경제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일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투명한 기업 경영과 공정한 거래관행을 확립하고,
대기업이 보유한 풍부한 자원과 경험을
중소․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창의적으로 융합해서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중소, 벤처기업과 함께
신 기술, 신 산업, 신 시장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여러분과 함께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고
기업 가치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힘껏 뒷받침하겠습니다.

경제인 여러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전경련 회관의 신축을 계기로
21세기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함께 상생의 경제를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전경련이 미래 대한민국의 ‘창조’역량을 끌어올리면서
함께 땀 흘리는‘협동’의 중심에 서서 
‘번영’의 미래를 이끌어 가길 바라면서,
전경련 신축 회관 준공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중앙뉴스 / 신영수 기자 /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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