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고객 수수료 한시 면제…'계좌 이사' 고객엔 상품권

증시 불황에 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율 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율의 인하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 모셔오기'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6월30일까지 자사의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주식,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펀드(ETF)의 온라인 거래를 할 때 받는 수수료를 아예 없앴다.

증권사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전쟁 점입가경 관련 이미지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계좌를 개설한 고객 가운데 당월 100만 원 이상 주식을 거래한 고객을 추첨해 스마트TV, 탭북 등의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내놓았다.

동부증권은 주식 수수료도 '정액제 시대'라며 월 수수료를 990원까지 대폭 낮춘 '동부 990' 상품을 만들었다.

동부증권 모바일이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주식, ELW, ETF를 거래한 고객에게는 월 거래금액 1억 원까지 수수료를 990원만 적용한다.

거래금액이 월 1억 원을 넘으면 0.099164%의 수수료를 받는다.

키움증권도 처음 거래하거나 6개월 휴면 고객이 HTS 등으로 재거래할 경우 6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업계 최저 수수료율(0.015%)보다 더 낮춘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율을 0.0142%로 낮췄다.

또 신규 계좌 개설일로부터 한 달간 주식과 선물 옵션 매매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침을 세웠다.

신한금융투자도 거래 수수료율을 0.013%로 내리고 신한카드 포인트로 주식 매매 수수료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증권사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타사에서 옮겨오는 고객에게 최대 5만 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주기로 했고, NH농협증권도 '변심'한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농촌사랑상품권을 증정한다.

증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수수료율 인하전'에 뛰어든 것은 업황이 나빠 증시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잡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은 1천조 원을 밑돌아 2011년(1천702조원)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주식거래 수수료율 인하는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데 그 기저에는 인터넷의 발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주식거래가 확산되었지만 증권사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며 "온라인 주식수수료율은 통상 오프라인 주식수수료율의 50분의 1 수준인데 이런 까닭에 오프라인 거래와 같은 수익성을 내려면 같은 금액의 주식을 50번 이상 더 회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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