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MBC 이어 종편에서도 일베 논란.."방송 업계 대처 필요"

지상파와 케이블을 비롯한 방송사들이 연이은 일베 관련 이미지 사용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인 일베에서 만든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방송계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언론이 보수쪽으로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지난 21일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8'에서 사용된 일간 베스트 저장소 마크.     © MBN 방송 캡쳐

지난 21일 MBN은 뉴스8에서 ‘수능 만점자들이 택한 학과는?’의 주제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진학률 그래프를 내보냈다. 이중 ‘ㅇㅅ’가 아닌 ‘ㅇㅂ’로 표기된 연세대의 학교 심벌 이미지가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MBN이 사용한 이 이미지는 자체 극우 성향의 누리꾼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연세대의 학교 심벌에 해당 커뮤니티의 초성을 합성해 만든 이미지다.

▲ 일간 베스트 저장소 회원이 만든 연세대학교 마크(오른쪽)와 연세대학교 마크 원본(왼쪽).  

이에 MBN 측은 방송사고에 대해 “연세대 마크 잘못 사용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23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사과문에서 MBN은 “지난 21일 방송된 ‘수능 만점자들이 택한 학과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연세대 마크를 잘못 사용하는 실수를 했습니다”라며 “이번 방송 사고에 대해 연세대를 비롯한 관계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 18일 MBC는 ‘기분 좋은 날’ 방송에서 ‘생활 속 희귀암’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1995년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화가 밥 로스에 대해 소개했다. 이때 밥 로스를 설명하는 배경사진에 일베 회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합성사진을 띄워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 9월 SBS도 ‘스포츠뉴스’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농구 정기전을 보도하며 MBN과 같은 방송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

▲ 지난 9월 SBS에서도 연세대학교 마크가 일베 마크로 쓰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 SBS 방송 캡쳐

한편 일부 방송사 관계자과 누리꾼들은 이러한 방송사고가 특정인이나 해당 학교의 명예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의 엄격한 조치와 각 방송사들의 면밀한 자체조사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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