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침몰…충격 휩싸인 건설업계 관련 이미지

쌍용건설이 30일 오후 전격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국내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16위인 쌍용건설은 그룹에 소속된 건설사가 아닌 단일 건설사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건설사이자 싱가포르 마리나샌즈 호텔 등 전세계 곳곳에 랜드마크 건물을 다수 지어온 해외 건축의 명가로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이 존재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채권단 지원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쌍용건설이 무너지면 국내외 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채권단을 압박, 최소한 쌍용건설의 법정관리행만은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쌍용건설 크기의 회사가 쓰러지면 부실의 파장이 건설업종을 넘어 금융권으로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채권단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런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쌍용건설과 관계된 국내 협력사가 1천400여개이고, 여기에 딸린 식구만 10만명에 달한다"며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할 경우 건설업계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형건설사 직원은 "가뜩이나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에 이런 악재가 터져 내년이 더 우려스럽다"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쌍용건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건설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뿐 아니라 몇몇 대형건설사들도 국내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미분양 물량 발생과 해외 사업장 손실 등으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건설사 중 올해 쌍용건설, 경남기업 등을 포함한 8개사 등 26개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또 116개 상장 건설사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며 최악의 경영 환경에 내몰린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쌍용건설 퇴출은 예정된 수순으로 건설업계 전체의 건전성을 위해서는 부실 건설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어차피 부실 건설사들을 인위적으로 연명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시장 논리에 맡겨 부실이 더 커지기 전에 도려내는 것이 건설업계 전체를 위해서는 더 좋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해외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아온 쌍용건설의 법정관리행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현장 전체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법정관리로 국내 건설업계 전반의 신인도 추락이 불 보듯 뻔하다"며 "쌍용건설이 현재 수행 중인 해외 현장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쌍용건설은 현재 말레이시아 랑카위에 '2015 아세안 서밋 회의장'을 짓고 있는 등 8개국에서 약 3조원 물량의 해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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