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2014년도 전망 정부의 강한 규제로 발목 잡힐까?

멈출지 모르는 정부의 강한 규제가 제약업계들에게는 내년 사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제도 등에 따라 제약사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제약사와는 달리 일부 제약사들은 차별화된 신약과 더불어 개량 신약을 선보이며 해외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린 몇몇 업체들만이 내년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을 뿐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제약 업체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한다.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려오던 대형 복제약 시장(제네릭)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특허 만료 예정인 오리지널 제품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로 "크레스토"와 오츠카 제약의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 정도가 대표적이다.

이마저도 제약사들의 기대를 걸기에는 역부족이다.크레스토는 지난해 792억원어치 팔린 제품으로 국내업체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여온데다 이미 크레스토 제네릭의 발매 준비를 마친 업체가 수십군데 이상이다. 여기에 내년 3월 특허가 만료되는 아빌리파이는 시장규모가 300억원대에 달하지만, 제네릭 제품이 정신과 약물에서 성공한 전례가 많지 않아 제약사들의 기대가 크지 않다. 업계에 치명타를 입힌 "불법 리베이트"와 "약가인하'도 제약사들이 어려움을 격는 이유다.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중의 하나가 엄격한 리베이트 규제다. 이는 제약사들이 영업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올해는 동아제약이 의사들에게 48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건을 발단으로 일양약품, 대웅제약, 삼일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등도 사건에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는 의사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전문의약품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쓰라림을 겪었다. 게다가 복지부는 작년 4월부터 건강보험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평균 14% 깎은데 이어 올해에도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목표로 약가인해 정책을 강화시켰다.

복지부는 지난 9월 매출이 급증한 제품의 보험약가를 깎는 "사용령 약가 연동제"를 확대 개편했다.매출 규모가 큰 제품의 약가를 떨어뜨려 재정절감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다.여기에 제약업계는 내년 2월 재시행되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로 비상이 걸렸다.

의료기관이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싸게 구매하면 차액 일부를 돌려주는 이 제도로 의약품의 저가 공급과 이에 따른 약가인하로 대형 제품을 많이 보유한 제약사들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병원들이 인센티브를 타기 위해 의약품을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려 한다며 이 제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지속되는 국내 규제로 중소 제약업체들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분위기도 한창이다. 미국 제네릭 회사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인수하는가 하면 제네릭 업체 테바는 한독과 함께 지난 10월 한독테바를 출범 시켰다. 신풍제약은 프랑스바이오업체 LFB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뒤 충북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파일약품은 바이오업체 크리스탈지노믹스에 인수됐고 바이넥스는 일본 제약사 니찌이꼬에 매각된 상황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3일 태평양 제약의 의약품 사업부문을 한독에 넘겨줬다.신약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규제가 강화돼 수익성이 악화되자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제약산업의 환경 변화로 글로벌 역량확보를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형 M&A 뿐만 아니라 조인트벤처, 사업부별 합병과 같은 변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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