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전국 단위 선거인 6·4 동시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여야 주요 후보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후보들의 면면은 예비후보 등록 시점인 내년 2월에나 뚜렷해지겠지만, 정치권에선 이미 중진 국회의원과 전·현직 단체장들이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물밑 준비에 나서는 등 내부 경쟁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4개월만에 치러지는 첫 '메이저 선거'로 정치적으로는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어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    © 윤지현 기자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이 새누리-민주 양강 구도의 틈을 뚫고 '제3의 세력'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야권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로 귀결될지 여부도 여론의 관심이 높다.

무엇보다 수도권에서의 승패가 지방선거 결과의 전반적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역 기반인 영·호남 선거는 사실상 '내부 공천 경쟁'으로 간주되고 강원과 충청권 결과도 큰 정치적 파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천 또는 타천으로 거론되는 17개 광역시ㆍ도 단체장 출마 예상자를 집계한 결과 수도권에만 출마 예상후보가 36명에 달했다.

정치적으로 큰 의미는 없지만 일단 수도권 광역단체장 출마 예상자들의 단순 경쟁률은 12 대 1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장 출마에 관심이 있는 여야 후보군에 13명이 포함됐고, 인천광역시장 예상후보는 현재까지 8명으로 집계됐다.

경기지사 예상 후보는 모두 15명으로 17개 광역 시ㆍ도 가운데 출마 의향자가 가장 많았다.

서울시장은 현직인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이 수성을 노리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실지 탈환'에 나설 태세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혜훈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 의원이 당 안팎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조윤선 여성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차출설이 나돌고 있다.

민주당은 박 시장의 후보 재선출이 유력한 것으로 얘기되는 가운데 4선의 신계륜 추미애 의원, 2011년 서울시장 보선 후보를 놓고 박 시장과 경선한 3선의 박영선, 재선 이인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회자된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주도로 신당을 추진 중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에서는 이계안 전 의원이 거명되고,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과 천호선 대표 등이 거론된다.

경기지사는 현역인 김문수 지사의 거취가 변수다.김 지사가 3선 도전에 다소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국회의원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남경필 의원, 이범관 전 의원 등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원혜영 김진표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4선의 김영환 이종걸 의원과 3선의 박기춘 의원도 후보군으로 조명받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무소속 출마설이 유력하나 새정추 후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은 심상정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의 여권 후보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통합 3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재선인 이학재 박상은 의원과 구본철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야권 '잠룡' 중 한명인 송영길 시장이 수성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재선의 문병호 의원도 후보군에 거명된다. 새정추 후보로는 박호군 전 인천대 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역 기반이 아닌 충청·강원 지역에서의 승부도 주목된다.염홍철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은 여권에서 다수가 빈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의원, 이재선 이양희 전 의원 등이 우선 거론된다.

민주당은 권선택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박병석, 이상민 의원도 예상 후보로 거론된다. 새정추에서는 선병렬 전 의원이, 정의당은 한창민 대전시당위원장이 각각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지사 후보로는 여권에서 재선의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과 3선 출신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명수 의원과 전용학 전 의원도 거명된다.

민주당은 현역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재도전할 예정이고, 새정추는 류근찬 전 의원, 정의당은 김학로 충남도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충북지사는 새누리당에서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대수 전 청주시장이 후보군에 들어있고, 민주당에선 현역인 이시종 충북지사의 출마가 유력하다.

강원도는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가 공고한 지지도를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과 권성동 황영철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육동한 전 국무차장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있다.

세종시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유한식 현 시장과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민주당은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도시' 부산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4선의 서병수 의원과 3선 유기준 의원 외에 박민식 이진복 의원, 권철현 전 주일 대사 등이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전 의원과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예상 후보군에 포함됐고, 정의당 김명미 부대표와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장은 여권에서 김범일 현 시장과 3선의 서상기, 재선의 조원진 의원이 물밑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영 전 의원과 권영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수성갑지역위원장인 김부겸 전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있고 정의당은 이원준 대구시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장은 새누리당에서 4선의 정갑윤 의원과 3선의 강길부 의원, 김두겸 남구청장이 각축하는 가운데 당 정책위의장인 3선의 김기현 의원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야권은 민주당의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심규명 변호사, 진보당의 이영순 전 의원, 정의당의 조승수 전 의원 등이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은 새누리당에서 현역인 김관용 지사와 이철우 의원,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민주당에서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이, 정의당에서 박창호 경북도당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은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지사와 안상수 전 당 대표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져 전직 당 지도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야권은 민주당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 진보당의 강병기 경남도당위원장, 정의당의 박선희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후보로 나설 전망이다.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인사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광주는 민주당에서 강운태 시장이 단체장 재선에 도전하고 국회의원 3선의 강기정 의원과 관료 출신 재선인 이용섭 의원도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새정추 후보로는 의사인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남지사 후보로는 민주당에서 4선의 이낙연 의원과 3선 주승용, 재선 김영록 의원이 경쟁하고 있고, 새정추에서는 김효석 전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거명된다.

전북지사는 민주당 김완주 지사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춘진 유성엽 의원, 송하진 전주시장 등도 거론된다. 새정추의 조배숙 전 의원, 무소속인 강봉균 전 의원, 새누리당 소속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도 예상 후보군에 포함됐다.

민주당 정동영 박지원 의원과 새정추의 장하성 고려대 명예교수는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각각 전북지사, 전남지사, 광주시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밖에 제주도는 새누리당에 우근민 현 지사와 김태환 전 지사가 나란히 입당,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에서는 3선의 김우남 의원과 고희범 제주도당위원장 등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뉴스 /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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