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해를 넘겨 새해 예산안을 늑장 처리한 가운데 1월 ‘국회 휴지기’에 들어서자 국회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예산안 늑장처리 당일 해외로 나갔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올해는 해외 출장 예산 1억원을 아예 불용처리했다. 그럼에도 ‘외유성 출장’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자 각 상임위원회는 해외출장과 업무 관련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에서는 민주당 소속 박영선 위원장과 새누리당 권성동·김도읍, 민주당 박범계,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지난 4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를 방문, 이들 국가의 법문화 탐방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는 민주당 소속 최규성 위원장과 같은 당 김우남 의원이 지난 4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해 농림부처 장관을 면담한다. 이들은 농업기술 해외 전수 및 자원 공동개발 목적으로 농촌진흥청이 세운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도 시찰한다.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김재경·강석훈, 민주당 강기정·김기식 의원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영국, 벨기에, 프랑스를 돌며 금융감독기구를 방문한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는 여야 의원 4~5명이 다음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2014 CES’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전행정위는 조만간 말레이시아 팀, 베트남 팀 등으로 나눠 3박 4일 동남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매년 새해 예산안을 졸속·늑장처리한 직후 곧장 해외출장을 떠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비판여론이 높지만 국회 일각에서는 “일부 의원의 외유성 출장 때문에 정당한 연수까지 싸잡아 욕을 먹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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