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선, 유조선 버리고 물품과 인질만 데려 갈 가능성도 클 듯


4일 오후 4시10분(한국시각), 32만톤급 원유 운반선인 '삼호드림호' 가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인 아덴만 해역에서 무려 1500km 지점에 위치한 인도양(북위 08˚21´, 동경 65˚00´)에서도 해적선에게 납치됐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는 또 한번의 침통한 분위기를 안겨주며 국방부(김태영 국방부장관)에서는 '해군함(천안함) 침몰' 인양작업을. 외교통상부(유명환 장관)는 '선박나포(삼호드림호)' 사건 해결에 분주한 하루를 보내며 정부는 그야말로 '고요속에 침묵'이 흘렀다. 

그날 피랍된 '삼호드림호' 는 삼호해운 자회사로 선수에서 선미까지 이르는 전장길이가 300m에 이르는 대형 유조선박으로, 당시 한국인 5명과 필리핀 19명 등 총 24명이 승선해 있었으며, 이 선박은 이라크를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도중에 납치됐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중앙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납치가 거의 확실하다" 고 밝힘에 따라 이에 대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2일 부산에서 3진 교대를 하고 납치한 해적선을 쫒기 위해 해군특수부대(UDT),해난구조대(SSU), 전투요원 등을 포함한 300여명의 전투병력과 대잠헬기 등을 보요한 4500t급 구축함을 급파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외교통상부(유명환 장관)는 유조선의 속도보다 이 구축함의 항해 속도가 2배나 빠르기 때문에 해적선의 예상경로를 미리 차단 하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이것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1500km의 상당한 거리를 두고 청해부대를 실은 이순신함이 추적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순탄하게 추적이 이뤄질 경우 해적선이 잡힐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예측불과다.

이 구축함이 해상에서 펼칠수 있는 대잠, 대공
레이다에 잡힐 그 범위는 110km-120km 에서, 사실상 추적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적선은 레이망에 걸리기도 전에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인데, 문제는 해적선을 추적할수 있는 이탈 예상경로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청해부대가)추적 중에 (해적선이) 이탈 가능성과 예상항로에 지원군 요청을 했느냐" 는 <뉴스웨이> 기자의 질문에 역시 정부측도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같이 말했다.


외교통상부(유명환 장관)는 이날 과거 선박들에 대한 피랍케이스를 들며, 보도의 자제와 신중을 기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석방교섭과 관련해 언론보도가 너무 과열되지 않도로록 당부를 강조했다. 이는 과거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의도적 언론보도를 통해 인질들에 대한 '몸값 부풀리기'와 또 가족들에 대한 신중을 기하자는 측면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 김영선 대변인은 이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답할 입장은 아니라면서, 다만 1500km 라고 할 때 우리 이순신함이 이동하는 데만 하루가 좀 더 걸리는 것으로 이해한다" 며 "일단 피랍한 해적선들이 어떻게 이동할 지에 대해서는 계속 주목을 하고 있다" 고 밝혀, 이탈 경로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었다.

이어 김영선 대변인은 "저희가 단독으로 작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에서 작전하고 있는 우방국의 함선과도 공조를 해 나가고 있다" 면서 공조한 우방국 '함명'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상황으로 볼때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배제한 미국 해군함대와 연합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단지 현재로선 예상경로만을 추적하고 있을 뿐 구체적 작전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외교통상부(유명환 장관). 또 국방부(김태영 장관) 국제평화협력과 담당자에 전화인터뷰를 시도 했지만 역시 "외교통상부(유명환 장관)에 물어보라"며 입을 닫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점칠 수 있는 것은, 해적선이 나포한 유조선박 ''삼호드림호의 무게가 32만t급이라면 해상에서의 속도(약10nt)는 굉장히 느릴수 밖에 없다. 이런상황속에서 해적선이 그리 머리가 나쁘지 않다면, 얼마든지 '전략-전술'을 펼수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볼 만 하다. 소말리아, 아덴만 인근 해역에 진치고 있는 우리 한국군함을 비롯한 미군함, 일본, 중국 등 유엔함대들의 삼엄한 해상경계를 피해 '원전 나포' 를 일삼는다는 것이다. 인근 연안 해적활동을 벌인 자그마한 규모의 해적선들의 '간큰 해적' 도 덩달아 생겨났다는 점이다. 

그들의 아제트(은둔지)로 삼는 이곳에서는 아무리 철통같은 경계를 서도 이같은 치밀한 계획은 얼마든지 저지를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특히 청해부대를 실은 4500t급 이순신함이 추적한다해도, 해적들은 구하기 힘든 식량과 약품 등 필요한 물품과 인질만을 붙잡아 가고 유조선(삼호드림호)을 버린채 빠른속도로 도주할 가능성도 크다. 32만톤급 유조선을 끌고 그들의 은둔지를 향한다면 쉽게 노출 될 가능성이 큰데다, 포위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제3의 전술' 을 택할수도 있다는 점도 배제할수 없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다국적군과 공조해 신속한 작전과 전술을 펼쳐 이들이 이탈경로를 벗어나기 전에 체포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올수 밖에 없다.

이처럼 소말리아 지역의 국제안보가 강화되자, 해적들은 가까운 해역 연안에서 해적활동을 해 왔는데, 다국적 해군들의 해적퇴치 활동이 활발해 짐으로서 인도양 한가운데까지 나와 유조선까지 나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말리아 근해 해역이 아니더라도 항상 해적들의 주의가 필요하게 됐다.

특히 정부가 이번 '삼호드림호' 구출작전에서 어려웠던 점은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작전 중인 지역으로부터 1500km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소 추적하기엔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4진에서 3진으로 임무교대 한 시점으로 볼때, 현지 아덴만 작전지역에서 출발하지 않고 부산항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추적(대응)시간이 다소 늦었지 않았냐" 는 <뉴스웨이>기자의 추가질문에 김영선 대변인은 이날 "인도양까지의 해역은 저희 작전구역에는 해당되지 않았던 것이고, 워낙 원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사전 파악을 했다고 해도 실제로 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고 말해, 출발시점이 다소 늦은 점도 인정하고 있어 이후 해적선 추적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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