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엠코-엔지니어링 합병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6일 현대ENG와 엠코는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양사 합병안건을 결의했다. 이와 관련 현대ENG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건설사업 성장전략 일환으로 합병을 진행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합병은 현대ENG가 엠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비율은 현대ENG 보통주 1주당 엠코 0.18주 정도다. 두 회사는 2월27일 각사의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통합 법인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합병에 따른 주요주주들의 지분율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로, 38.2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은 11.72%로 2대주주에 오른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차(9.35%), 현대모비스(9.35%) , 정몽구 회장(4.68%) 등 특수 관계자 지분까지 더할 경우 합병법인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지분은 85%에 달한다.

당초 양사 합병 시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40% 초반대로 예상됐지만 실제 합병 후 현대건설의 지분은 그 보다 적은 수준으로 변화된 모습이다.

▲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2014년도 시무식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정 회장 오른쪽은 정의선 부회장.    


더불어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정몽구 회장 체제가 굳건하지만 고령(77세)인 점을 감안하면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체제로의 경영권 승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현대ENG 주식 1주를 엠코 주식 5.56주와 맞바꾸게 되면서 엠코 지분 25.06%를 보유하고 있던 정 부회장의 지분이 10%대로 줄게 됐다.

하지만 현대ENG의 외형이 확대돼 정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늘어나 경영승계에 필요한 실탄 확보에는 유리한 상황이 됐다.

또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ENG가 현대건설에 흡수합병 되거나 단독으로 상장하게 되면 지분가치는 더 높아져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가 더 용이해진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합병 추진은 정 부회장의 엠코 보유지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의 승계 실탄 마련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핵심 계열사의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가 되는 것으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경우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인수하는데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뉴스 /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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