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늘(20일) 일본 정부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지칭한 데 대해 외교적으로 이례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도렴동 외교부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분담금 배정 단계에서부터 사전 조율을 강화키로 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외교부는 오늘 '역사의 양심에 눈감은 스가 일본 관방장관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는 우리나라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신 위인"이라며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존경받는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한 데 대해 "안중근은 일본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대한제국에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무력을 동원해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침탈을 주도했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짓밟고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해악을 끼친 원흉"이라고 규정했다.

외교부는 이어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방장관이라는 인사가 그 같은 몰상식하고 몰역사적인 발언을 한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일본 집권세력이 아직도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퇴행적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일본 지도급 인사들은 하루속히 과거 일본 제국주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겸허한 마음으로 역사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대변인인 관방장관을 겨냥, '규탄', '경악'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역사문제 등을 놓고 악화된 한일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