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가 진보라면 나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 잘못된 사회에 몸담고 사는 주제에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에 살면서, 한동안 제 2인자의 자리가 확고하다던 고모부 장성택의 목을 치고 그의 추종자들을 해치우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조선 민족주의 인민공화국의 김정은을 따라가겠다고 몸부림치는 얼빠진 인간들을 ‘진보세력’으로 간주하고 스스로를 ‘보수 세력’이라고 떠드는 이런 판국에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누가 봐도 김정은의 공화국은 잔인무도한 독재국가입니다. 그리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대를 이어가며 평양을 수도로 삼은 전대미문의 독재왕조를 그들 나름대로 가꾸어온 셈입니다. 독일의 히틀러나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나 스페인의 프랑코보다 더하면 더하지 조금도 덜하지 않은 독재자들이 철의 장막을 치고 사는 김 씨 왕조를 따른다는 자들을 ‘좌익’이니 ‘진보’니 하며 치켜세우고 대한민국의 자칭 ‘우익’ ‘보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자유민주주의 터전이 확고한 선진국의 용어가 아직은 우리에게 걸맞지 않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고,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습니다. 확실하게 있는 것은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새해부터는 ‘보수 세력’을 집결시켜 ‘진보 세력’을 타도하자고 하지 말고, ‘민주 세력’이 뭉쳐서 ‘반민주 세력’을 소탕하자고 외쳐야 할 것입니다.

통일이 ‘대박’이 되게 하려면 ‘민주 세력’이 승리해야만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반민주 세력’을 소탕하자고 하면 유권자들은 쌍수를 들고 만세를 부를 겁니다. 그러므로 통일이 되기까지는 ‘좌경’이니 ‘우 클릭’이니 하는 따위의 낱말이나 ‘진보’니 ‘보수’니 하는 애매모호한 용어는 사용 금지가 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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