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신임 KT회장 대한민국  통신 대표기업 만든다

KT를 이끌어 갈 황창규(60) 회장 후보가 KT 13대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황 회장은 지난달 16일 내정된 이후 27일 정식 취임하기 전까지 모든 내부 정보를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왔다.

황 신임 KT 회장은 내정 된 직후에 소감부터 본인의 입이 아닌 KT 커뮤니케이션실의 이메일 통해서 언론에 전달했다. "어려운 시기 KT 정상화란 중책을 맡게 됐다"면서 "경청하는 자세로 창의ㆍ혁신ㆍ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라는 원론적이면서도 짧은 소감이었다.

KT는 27일 오전 10시 서울시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2층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회장 후보를 13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임시주주총회는 표현명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개회 선언과 함께 국민의례, 출석주식수 보고, 총회 성립 선언, 의장 인사, 감사위원회의 감사보고, 회장 선임 건과 경영계약서 승인 건 등으로 진행됐다.새 회장을 맞는 KT연구개발센터는 수많은 취재진과 주주들이 몰려 KT의 새로운 회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주총에서는 참석자들의 고성이 오가는 등 일부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마련된 300석의 좌석보다 많은 4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일부 주주들이 대강당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뭐하는 것이냐", "회장 얼굴 좀 봅시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주총이 열리는 대강당 내부 역시 주주들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KT가 고용한 일부 용역들이 통로를 막아서자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표 대표이사의 개회식이 있을 때는 물론 황 회장의 정식 인사가 있을 때에도 "민주적으로 처리하라", "용역을 밖으로 내보내라", "발언권을 달라"며 고성을 질렀다.

주주들의 고성이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회의는 계속 진행됐다. 이날 회장 선임 절차에 출석한 주주의 주식은 KT 전체 주식의 약 62.7%로 1억5285만6778주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안영선 씨는 "새 회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탁월한 경영 실적을 보여줬으니 KT CEO로서 주주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시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주총회가 민주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야 하는데 통로에 용역을 배치하고 발언권을 골고루 주지 않는 것이 주주를 위한 총회인지 모르겠다"며 KT에 쓴 소리를 했다. 몇몇 주주 역시 "회장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KT에서 문제가 됐던 낙하산 인사 등을 예의주시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황 회장은 주주들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주주들의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창규 회장은 "회사가 어려운 시점에 회장으로 선임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 본 경험과 국가 R&D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KT 경영에 접목해서 대한민국의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이어 '도전', '융합', '소통'의 3대 경영원칙도 제시했다.

한편 황 내정자의 입단속은 그를 42일동안 보좌한 경영TF(태스크포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임원5명, 팀장 5명으로 꾸려진 TF는 외부와 단절돼 전화도 함부로 받지 못했다.

이런 철저함 덕분에 나중에 우면동에 드나드는 KT 직원들은 더 많아졌지만 내부 정보는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았다.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머물며 황 내정자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때, 그의 결정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는 임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역대 어느 CEO가 내정됐을 때도 이렇게 조용한 적은 없었다"며 "폭풍 전야와 같은 침묵이 더 불안하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황창규 신임 KT회장의 스타일'에 대해 KT 내부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광화문 사옥에서 근무하는 한 임원은 "구성원들에게 '결정된 사안들에 대해서만 명확하게 전달하겠다'는 삼성식 소통방법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워낙 KT에 대해 말들이 많아 황 회장의 이런 스타일은 KT가 안정적인 조직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초 사옥에 근무하는 또다른 임원도 "KT 안팎이 시끄러워서 부작용이 심했는데, 새 회장의 관리형 코드는 과거의 우려들을 씻어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기공학 박사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