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기 교육학 박사]여성가족부가 2010년 발표한 가족실태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고민을 의논할 수 있는 상담대상으로 1위는 친구(50.4%), 2위는 어머니(29%)를 선택했고 아버지를 선택한 비율은 0.9%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1,000명 중에 겨우 9명의 아이만이 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사실로써, 아이와 소통하지 못하는 아빠가 대부분인 놀라운 현실을 보여준 조사 결과였습니다.

또한 인터넷에 한 초등학생이 쓴 ‘아빠는 왜’라는 제목의 시에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해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위의 사실은 청소년들에게는 아버지가 대화상대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고달프고 힘겨운 하루하루의 삶이 가정에서 아버지 역할을 부족하게 만든 탓도 있겠지만, 내가 바쁜것은 모두 가족을 위한 것이라 믿으며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인 자녀에 대한 관심과 대화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결과로 생각됩니다.

자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는 노력을 하고 대화를 할려고 조금이라도 노력 하신 적이 있나요? 돈만 벌어다 주면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다 하였다는 잘못된 아버지의 사고방식에 있다고 생각해 보신적은 있었나요?

아버지 여러분!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에게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러려면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자녀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먼저, 직장일로 가정에서의 대화시간이 부족하면 요즘은 SNS시대이니 바쁜중에서도 틈을 내어 자녀들과 짧은 시간이라도 소통을 하며 “요즘 아빠가 바빠서 너의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아빠의 바쁜 사정을 사실대로 설명해 주거나, 문자로 남기면 자녀들은 아버지의 노고와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자기의 본분에 더욱 충실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껴안아 주면서 격려하여 주면 아버지가 항상 자녀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심어 줄 것입니다.

영국 뉴캐슬 대학(Newcastle University)의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네틀(Daniel Nettle) 박사가 주도하는 연구진은 2008년 10월1일 학술지 '진화와 인간 행동'에 게재한 연구 보고서에서 1958년 출생한 영국인 남녀 1만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적극적인 양육 태도로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이 사회적 적응력과 지능지수(IQ)가 높다는 연구 결과을 얻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독서나 여행 등 흥미롭고 가치있는 일에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IQ가 더 높고 사회적으로 출세할 가능성이 컸으며, 이같은 차이는 42세의 나이가 되기까지 뚜렷하게 감지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대니얼 네틀 박사는 "어린 시절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관심 속에 자란다는 게 성인 시절 내내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과 능력에 혜택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노병은 죽지않고 사라져간다고 말했던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 - 1964) 장군은 훌륭한 군인이기도 하였지만 좋은 아버지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자기 아들을 위해 바쳤다는 기도문을 읽으면서 오늘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반성해 보고자 합니다.

“저의 자식을 이러한 인간이 되게 하소서.
약할때 자기를 잘 분별할수 있는 힘과
두려울때 자신을 잃지 않는 용기를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할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곤란과 고통의 길에서 항거할줄 알게 하시고
폭풍우속에서도 일어설줄 알며
패한 자를 불쌍히 여길줄 알도록 해주소서.
그의 마음은 깨끗이 하고 목표는 높게 하시고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신을 다스리게 하시며
미래를 지향하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게 하소서.
그외에 유머를 알게 하시어
인생을 엄숙히 살아가면서도 삶을 줄길줄 아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고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한데에 있다는 것과
참된 힘은 너그러움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비인 저는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나직이 속삭이게 하소서. “
  
자녀의 미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입니다. 아버지에게서 배우는 꿈, 용기, 지혜 그리고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로 자라게 할 최고의 영양제입니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자란 자녀,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자란 자녀는 어떠한 어려움과 곤경에 처하더라도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자녀의 마음속 깊이 인도(人道)의 정신 즉 孝(HYO = Humanity between Young and Old)의 정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영기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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