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원희룡(왼쪽부터), 나경원, 김충환 의원이 1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정책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천암함 침몰 사고로 주춤했던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경선에 출마하는 김충환·나경원·원희룡 의원 등 당내 '의원 3인방'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일제히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얼굴 알리기에 돌입했다.

우선 김 의원은 학교폭력과 왕따, 학교급식 안전 문제 등 교육 분야 대책을 골자로 한 안전 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또 홍수와 산사태, 지진 등 자연재해 대책과 화재나 가스폭발 사고 등에 대비한 철저한 안전점검 강화, 유괴 및 성폭행 등 강력 범죄율을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연계해 공동 발전하는 '메가 서울 구상'이라는 담론을 제시하며, 3개 광역시를 잇는 광역철도 건설과 한강뱃길을 활용한 광역문화권 조성을 제시했다. 또 그는 서울을 세계도시 순위 4위로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원 의원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4년간 시정에 소요된 예산 문제를 집중 파고 들었다. 그는 오 시장이 서울시의 악화된 재정을 은폐하기 위해 예산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민예산참여제 도입과 부시장직 여성할당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세 후보는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선 선거판에 미칠 영향력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저마다 '한명숙 대항마'를 자청하며 스스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한 전 총리의 무죄판결로 선거판이 요동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한 전 총리가 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이질 것이고, 한나라당도 여성 인물론만이 선거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서 상당히 부실함을 드러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위태롭다"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 뿐 아니라 국가 공권력의 신뢰를 위해서도 신중하고 충실한 검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검찰 수사로 한 전 총리의 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금부터는 한 전 총리가 일을 잘했는지를 묻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한 전 총리의 무죄 판결 직후 여론조사에서도 오세훈 시장이 한 전 총리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한명숙·노회찬 3자 대결에서 오 시장 47.2%, 한 전 총리 40.2%, 노 대표 5.4% 등의 지지율을 보였다.

원희룡·한명숙·노회찬 후보 간 대결에선 원 의원 37.7%, 한 전 총리 40.5%, 노 대표 5.9%였고. 나경원·한명숙·노회찬 대결에선 나 의원 36.1%, 한 전 총리 42.8%, 노 대표 7.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를 봐도 한 전 총리의 재판 결과에 대한 논란과 열기가 정상을 찾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서울 시민들이 시정에 대한 개혁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 후보를 판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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