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시감시체계, 3천억 원 대출사기 적발 기여 관련 이미지

금융당국이 최근 KT 자회사 직원과 협력업체의 수천억대 대출 사기를 적발한 데는 '저축은행 여신상시감시스템'이 큰 공을 세웠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T ENS의 직원 김모 씨와 협력업체 N사 대표 등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의 허점을 이용해 허위 매출 채권을 발행하는 수법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3천여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파악해 수사기관에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KT ENS 협력업체들은 이 대가로 김씨에게 매달 수백만원씩 수천만원을 챙겨줬고 차량 리스 비용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와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대출금 용처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이 어떻게 이런 혐의를 적발할 수 있었을까.

이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금융사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뒤 지난해 구축된 '저축은행 상시감시스템' 덕분이었다.

이 시스템은 저축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 등 불법 행위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모든 저축은행으로부터 여신현황 자료를 받아 불법, 부실,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추출하는 장치다.

이번 KT ENS건 또한 상시감시시스템 가동 중 일부 저축은행에서 대주주 신용공여, 동일 차주 한도 초과 등 자금 추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금감원이 서면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김모씨가 협력업체와 함께 3천여억원을 부당 대출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거액 대출 사기 건은 저축은행 상시감시시스템이 적발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저축은행의 부실이나 사기 등은 사전에 걸러낼 수 있어 금융 건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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