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9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당시 경찰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경정)을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 과장급은 원칙적으로 1년 단위로 보직을 이동해야 한다. 권 과장의 전보도 이에 따른 조치"라며 "권 과장 본인이 희망한 보직을 충분히 배려한 발령"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오는 11일부터 새 부임지에서 근무하게 된다.

권 과장은 올해 연말 총경 승진에서 누락되면 사실상 승진이 어렵게 되며, 일반적으로 경찰서 수사과장은 총경 승진 대상에서 배제된다.

반면에 지난달 인사에서 일선 경찰서 여청과장은 현 정부의 4대 사회악 척결 의지와 맞물려 3명이나 총경으로 승진한 바 있다.

권 과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청소년과를 지원해 반영된 게 맞다"며 "여성 청소년 분야는 깊이 있게 해봐야 될 분야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 당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수사 방해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상부 보고 없이 관련 사안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서면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권 과장은 지난 6일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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