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와 불황에도 면세점들은 지난해 1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성장률이 20%에 육박하던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역신장한 백화점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대적 고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특히 엔저에 따른 일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의 일등 공신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3조5천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2012년 매출 3조2천억원보다는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20%에 달하는 성장률을 유지해온 과거에 비해 성장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성장률은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인 매출이 무려 60∼70% 가량 급증했다.

일본인 매출이 30∼40% 가량 줄어들고 내국인 매출이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한 원동력이 됐다.

또 인터넷 면세점 매출도 30% 급성장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이 2조795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전년의 1조8천985억원보다는 9.53%(1천810억원) 성장했다.

신라면세점도 전체 외국인 매출 가운데 중국인 매출 비중이 75%까지 늘어나면서 중국인 매출 성장세의 덕을 봤다.

반면, 엔저 기조 속에 일본인 매출 비중은 15%대까지 떨어졌다.

국내 면세점의 성장세에 큰 몫을 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품목은 국산 화장품과 패션잡화, 시계 등이었으며 전자제품 가운데는 전기밥솥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그나마 두자릿수 안팎의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싸구려 해외 여행으로부터 자국 여행객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한 여유법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올해도 대형 면세점들이 중국 관광객 덕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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